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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Mar 03. 2017

황색눈물

꿈꾸는 청춘의 황색 눈물

​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사쿠라이 쇼, 아이바 마사키, 니노미야 카즈나리, 오노 사토시, 마츠모토 준


황색눈물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만든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로, (개인적으로 이누도 잇신 감독 팬이라 보게 되었다) 젊은 예술가 지망생 4인방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만화를 그리며 밥벌이는 하고 있지만, 자신이 정말 원하고 좋아하는 만화를 그리는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하는 에이스케와 그의 작은 방 한칸에 눌러 붙어 무위도식하며 가수와 화가, 소설가로서의 꿈을 안고 현실은 보잘것 없지만 내일은 다르리란 믿음 하나로 고군분투하는 3인방의 이야기.
 
가진 것은 꿈 하나 밖에 없지만, 그 꿈 때문에 행복했던 시절에 대한 추억이 살짝 떠오르는 영화, 황색 눈물은 이 영화 속 4인방이 그리 비범하지도, 특별한 재능을 타고나지도 못한 평범한 인물이기에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그리고, 그래서 더 슬프기도 하다. 이 영화 속에서 결국 꿈을 잊지 않고, 언젠가는 실현되리란 믿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은 에이스케 밖에 없으며 나머지 인물은 꿈을 포기한 채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모습은 행복해보였다.


영화 황색 눈물 _영화 포스터

꿈을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했는데도 행복해보였던 것은, 꿈과 현실 사이의 간격 때문에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던 때를 벗어나 현실에서 순간 순간의 행복을 찾으며 즐기는 방법을 터득한 것처럼도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꿈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다른 꿈을 찾은 것일 뿐이니까.
 
하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이라 할지라도, 그 꿈이 있어 행복했고 - 그 꿈 때문에 울고 웃었던 기억만큼은 가슴 속에 영원히 남는다. 사실 3인방이 순순히 에이스케의 집을 떠날 수 있었던 것도,  해볼만큼 해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 그만큼 최선을 다해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 결과로 스스로의 한계를 확인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도 인용된 시의 한 구절처럼 "인생은 인간을 속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은 그 대가로 깊은 좌절감을 맛보아야 했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황색 눈물을 말이다.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황색 눈물은 젊었을 때 흘린 눈물은 금처럼 귀하고 가치 있는 눈물이라는 뜻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했다.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을테니까. 그 꿈을 꾸던 순간의 행복들이 문득 되살아나 눈물 짓게도, 웃음 짓게도 하는...그런 영화인 것 같다. 그래도 꿈을 꿀 수 있다는 것.


꿈을 꾼다는 것. 젊음의 특권이며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인간은 누구나 미래에 대한 기대와 꿈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니까. 쓸모 없는 인생은 없으니까. 쓸모 없는 시간들은 없으니까. 매 순간이 소중하니까. 그게 인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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