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이라는 괴물이 만든 표적
감독 창감독
출연 류승룡, 유준상, 이진욱, 김성령, 조여정, 조은지 특별출연 진구
이 영화는 누군가에게 쫓기는 남자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이 남자(여훈/류승룡)가 나쁜 놈인줄 알았는데 이 남자는 누군가에게 이용 당하고 억울하게 살인자 누명을 덮어 쓰고 도망치게 된 남자였다. 그에게는 남동생이 하나 있다. 틱장애가 있는 동생은 위험한 일인줄도 모르고 심부름 센터에서 돈을 준다는 말에 서류 봉투를 받으러 간다. 이 길에 형을 데리고 가는데 누군가가 죽어 있고 갑자기 그들을 뒤쫓는 이들에 의해 살인 누명을 쓰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경찰도 그들을 뒤쫓기 시작하고. 총상을 입은 채 병원 응급실에 가게 된다.
그를 치료해주게 되는 의사(이진욱)는 정신과 의사인 아내가 있다. 아내는 만삭이다. 그런 아내가 집에 들어온 괴한에게 갑자기 납치된다. 오프라 아내와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의사는 정신이 없다. 어떻게 된 일인지 영문도 모르고 우왕좌왕하는데 괴한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지금 병원에 입원한 남자를 병원 밖으로 빼내라는 이야기였다. 남자는 쫓기던 남자(여훈)의 동생으로 형을 살리기 위해 의사의 아내를 납치한 것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영문도 모른채 누군가의 표적이 된 남자를 의사는 돕기 시작한다. 자신의 아내를 살리기 위해.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비리 경찰인 송반장(유준상)은 돈이 되는 일이라면 살인 청부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거액의 돈 때문에 누군가를 살해한다. 그리고 그 현장에 틱장애를 가진 고아인 남자를 투입시켜서 엑스트라를 만들려고 했다. 각본상 그는 살인을 하고 죽은 인물이 되어야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그의 형이 등장하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간다. 그래서 그의 형을 죽이기 위해 그를 뒤쫓는다.
그가 고아인 줄 알았는데 부모님이 이혼을 하는 바람에 호적에 나오지 않아 그가 고아로 보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일이 꼬였던 것. 고아여야 뒤탈이 없기 때문에 그를 엑스트라로 등장시켜 살인 누명을 뒤집어 씌우려고 했는데 실패한 것이다.
그는 결국 동료까지 죽이고도 그를 죽이기 위해 애쓰다가 현장에서 그에 의해 진실이 밝혀져 체포된다.
선량한 시민이 부조리한 현실 앞에서 어떻게 범죄자가 되는지, 그리고 그런 불의에 우리 모두가 눈 감을 때 그 선량한 시민에서 범죄자가 되는 것은 우리 자신일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던 영화였다.
불의에 눈 감지 않고 선량한 시민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그를 돕고, 그도 그를 도와 악의 축인 송반장은 현장에서 체포된다. 그를 죽이지 않은 것은 법의 심판대 위에 그를 세워 정의를 실현하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죽지 않고 법정에 서서 죗값을 치르게 되는 결말로 마무리를 지은 것은 그런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의사도 만삭의 아내가 납치되지 않았다면 평화로운 일상을 살았을 것이다. 남자가 표적이 되고 살인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든 말든 그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 되었을 것이다. 몰랐을 일을 그는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아내가 만삭의 임신부인 것도 어떤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여졌던 것이 결국 그는 아내와 아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의사로서 한 생명을 구했고, 또 누군가의 표적이 되어 쫓기던 남자는 그로 인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동시에 또 그의 아이를 구했다.
아이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불의에 눈감지 말고 적극적으로 싸워야 함을 드러내주기 위해 등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의식은 좋았던 것 같은데 이를 충분히 드러내지 못한 빈약한 스토리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은 빛이 났던 영화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