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를 극복하는 법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우디 앨런, 다이안 키튼
삶은 비극 속에서도 희극일 수 있다. 우디 앨런의 블랙 코미디 '맨하탄 살인사건'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블랙 코미디의 대가 답게 우디 앨런은 권태기 중년 부부의 삶과 황혼기에 접어들어 안락한 노후생활을 즐기는 일만 남은듯한 노부부의 삶을 엮어 놓는다.
광고기획 일을 그만두고 뉴욕의 고층 아파트에서 남편 래리 립튼(우디 알렌)과 조용한 삶을 살고 있는 캐롤 립튼(다이안 키튼).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의 은퇴한 노부부를 만나게 된다. 노부부의 집으로 초대를 받게 되는 래리와 캐롤. 그들의 집에 초대받아 차를 나누며 담소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다음날 노부부의 집에서 사건이 일어난다. 노부인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한 것이다.
캐롤과 래리는 홀로 세상에 남은 노부인의 남편 하우스를 걱정하지만 그는 공연을 보러 가는 캐롤과 래리에게 즐거운 관람을 하라고 말하고, 캐롤은 부인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했는데 남편이 너무 캐발랄하다며(활기차 보인다며) 그가 부인을 살해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친구들에게 말하고, 희곡 작가인 친구 테드와 통화하며 하우스 씨의 뒷조사를 하기에 이른다.
옆집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옆집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면? 누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이 영화가 나올 당시에는 꽤 파격적이고 참신한 소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요즘에는 흔하지만) 여기에 이웃에 살고 있지만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만난 노부부와 젊은 부부의 삶을 엮어 보여준다. 노부부는 재산도 많이 모은듯 해보였고 자식들도 다 키워내 이제 안락한 노후를 즐기는 일만 남은 금슬 좋은 부부로 비친다. 캐롤은 '우리도 나이 들면 저렇게 늙을 수 있을까?'라며 다정한 노부부의 모습을 보며 동경심리를 보인다. 래리는 부부의 안락한 노후가 부럽다.
그런데 다음날 하우스 씨의 부인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하고, 캐롤은 지나치게 활발한 하우스 씨를 수상하게 여긴다. 래리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하우스 씨를 의심하는 캐롤을 걱정한다. 캐롤은 음식을 들고 하우스 씨의 집을 남편 래리와 함께 방문하고. 하우스 씨의 집에서커피를 타려다가 커피가 보이지 않아 찬장을 뒤지던 중에 찬장에서 유골함을 발견한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그녀. 화장을 하지 않고 무덤에 안치했다더니 찬장에서 유골함이 나오자 놀란 것이다. 하지만 태연하게 행동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래리. 그녀는 그런 남편이 답답하기만 하고.
며칠 뒤, 캐롤은 관리실에 수도관 수리를 맡기러 내려갔다가 경비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하우스 씨의 집 열쇠를 훔친다. 그리고 하우스 씨가 외출한 사이 몰래 그의 집에 들어간다. 그녀는 하우스 씨에게 헬렌 모스라는 이름의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캐롤은 이날 돋보기를 두고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시 남편을 데리고 옆집에 찾아간다. 남편에게 하우스 씨의 집에 돋보기를 두고 온 사실을 말하자, 래리는 '폐경기를 위해 미친 짓은 아껴야지'라고 투덜거리면서도 부인을 따라 하우스 씨의 집에 함께 가준다.
하우스 씨가 두 사람에게 줄 무스를 만들러 간 사이 집 구석구석을 뒤지지만 돋보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녀는 하우스 씨의 집에 잠입한 날 하우스 씨가 갑자기 집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침대 밑에 몸을 숨겼는데 돋보기를 거기 떨어뜨린 것이다. 돋보기는 하우스 씨가 주워 주고, 침대 밑에서 발견했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한다.
하우스 "부인의 안경을 주웠어요."
캐롤 "제 거요?"
하우스 "부인 거 맞죠?"
캐롤 "네, 아니, 아뇨 그건..."
래리 "비슷하긴 한데..."
캐롤 "내 거 맞아. 여보, 내 거야. 저번에 두고 갔나 봐요. 시댁에도 놔두고 왔던 거 기억하지? 무스 맛있겠어요.
래리 "저도 무스 좋아해요"
캐롤 "카리브 해에 스노클링 여행 기대되겠어요."
하우스 "우습게도 안경을 침대 밑에서 찾았어요."
캐롤 "아마 떨어뜨린 다음에 발로 찼나 봐요."
래리 "집에서도 늘 물건을 떨어뜨리곤 발로 차 버리죠."
캐롤 "이제 무스를 먹고 싶네요."
래리 "무스도 침대 밑으로 찬 거 기억해?
캐롤 "기억나."
래리 "6개월이나 지나서..."
캐롤은 친구 테드에게 그간 있었던 일과 뒷조사를 통해 하우스 씨에게 헬렌 모스라는 애인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캐롤은 테드와 하우스 씨의 내연녀로 추정되는 젊은 여자의 집 앞에서 잠복을 하게 된다. 잠복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테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캐롤. (두 사람은 과거에 썸 탔던 사이)
햄버거를 먹으며 잠복근무를 하는 형사들처럼 친구 테드가 사온 젤리 도넛을 나눠 먹으며 탐정 놀이에 푹 빠지게 되는 캐롤. 두 사람은 헬렌의 집 앞에서 헬렌의 이름을 불러 돌아본 여자를 헬렌이라 생각하고 미행한다.
그리고 하우스 씨가 운영하는 극장에서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을 목격한다. 캐롤은 헬렌 모스가 배우를 지망하고 있는 젊은 모델이라는 사실과 하우스 씨의 내연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사실을 남편에게 이야기한다.
남편 래리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캐롤은 그런 남편이 못마땅하다. 옆집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을지도 모르는데 저렇게 태연하다니?! 그녀는 한밤중에 외출하는 하우스 씨를 수상히 여긴다. 그리고 잠옷 차림으로 남편을 끌고 하우스 씨의 집에 다시 한 번 잠입한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하우스 씨에게 온 편지를 뒤지던 중 래리는 도자기를 깨뜨린다. 이 장면에서의 두 사람의 대화가 아주 재미있었다.
래리 "편지를 뒤지겠다고? 미친 짓이야. (같이 편지를 뒤지다가 도자기를 깨뜨리고) 미치고 팔짝 뛰겠네."
캐롤 "어서 치워."
래리 "치우라니? 내가 진공청소기야?"
캐롤 "양탄자 밑에 넣어버려."
래리 "바닥에 붙었어. 자기를 깼어."
캐롤 "붙여..."
래리 "붙이라니, 무슨 소리야?"
캐롤은 가죽 장갑이 테이블 위에 올려진 것을 보고 "장갑이 밖에 나와 있는 게 불길하다."라고 말하고, 래리는 "색안경을 끼면 그렇게 보여. 안경을 바꾸지그래?"라고 말하면서 그녀를 데리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온다.
지루한 일상에 날아온 특별한 사건
그녀가 독신남 친구인 테드와 어울려 다니는 게 신경 쓰였던 래리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여류 작가 '마샤 폭스'를 그에게 소개해주지만, 테드는 그녀에게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테드는 모두 모여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신 자리에서 혼자 앉아 있는 캐롤에게 다가와 술기운에 '자기 삶의 일 순위는 가질 수 없다"고 말하며 그 일 순위가 "캐롤"이라고 고백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하우스 씨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캐롤 앞에 그날 죽은 줄 알았던 하우스 씨의 부인이 나타난다. 그녀는 식당 테라스에 앉아 있다가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는 하우스 씨의 부인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살인 사건인 줄 알았던 이 사건은 이 지점부터 캐롤에게 '미스터리'가 된다. 그녀는 남편에게 곧장 이 사실을 이야기하지만, 와인을 마셨던 캐롤이 술에 취해 헛소리를 하는 줄 알고 래리는 그녀의 말에 "죽은 여자가 버스를 타고 지나가? 천국행 버스였나?"라고 응수하며 무시한다. 그녀는 남편과의 대화에 답답함을 느끼고 친구 테드에게 전화를 건다.
캐롤 (테드에게 전화를 걸어)"믿어지지 않겠지만 하우스 부인을 봤어. 그래, 하우스 부인. 살해된 여자 말이야."
래리 "살해된 게 아니라 심장마비라고. 심장마비야. 살인이 아니라. 뭔 소리들을 하는지."
라이트한 저녁으로 캐서롤을 준비하던 래리는 그녀의 전화를 부부 사이가 파탄 나게 생겼다고 테드에게 말하며 끊어버린다. 그 후 "알아. 죽은 사람이 버스에 탔다며. 공짜였겠네. 그만 앉아."라며 그녀의 말을 잘라 버린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래리는 테드 보다 모험심도 없고 겁 많은 자신을 아내가 지루해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류 작가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포커를 치며 그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래리 "그 남자가 나보다 모험심이 강해서 둘이 짝짜꿍이 잘 맞아요. 정말 그렇다면 외로울 거예요."
'마샤 폭스'는 래리에게 부인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노력을 하라고 말한다. 그녀의 말을 듣고 썩 내키진 않지만 캐롤의 탐정 놀이에 함께 하려 하는 래리. 캐롤과 함께 하우스 씨 부인이 묵고 있는 호텔 앞에서 잠복하며 래리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캐롤 "지루해?"
래리 "바그너 오페라보다 낫네."
캐롤 "내게는 가장 짜릿한 모험 중에 하나야."
래리 "테드와 왔으면 좋았겠지?"
캐롤 "더 적극적이긴 하지."
그리고 캐롤도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위의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두 사람은 취미도 다르고 공감대가 좀처럼 형성되지 않는 사이임을 알 수 있다.
캐롤 "이건 무료하던 우리 일상에 하나의 사건이라고. 우리 생활은 따분한 일상이었잖아. 진짜 미스터리 사건의 문턱에 서 있어."
그리고 두 사람은 하우스 씨의 부인이 들어간 호텔에 따라 들어가 하우스 씨 부인의 이름을 대며 그녀의 방을 찾으려고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찾을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호텔을 나온다. 그리고 그 앞에서 잠복하던 중 호텔에 하우스 씨 부인이 다시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되는 두 사람은 뒤따라 들어가 호텔 청소부에게 그녀가 묵고 있는 방을 물어보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방을 찾아가는데 그녀는 침대 옆에 쓰러진 채로 발견된다.
두 사람은 하우스 씨의 부인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경찰에 신고를 한다. 형사들이 찾아와 조사를 하는데 시체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에 캐롤은 잔뜩 흥분한다. 두 사람은 잠복을 하던 중에 하우스 씨의 부인이 묵고 있었던 방에 불이 켜지자 다시 올라간다. 청소부를 따돌리고 그곳에서 하우스 씨 부인의 반지를 찾아오는 래리와 캐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던 중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갇히게 된다. 폐쇄공포증이 있는 래리는 안절부절못하고, 용감한 캐롤은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엘리베이터 윗부분을 치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하우스 씨 부인의 시체가 뚝 떨어진다.
래리는 더 놀라고 공포심에 사로잡혀 안절부절못하고,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지하로 내려간다. 그리고 깜깜했던 사이 누군가가 하우스 씨 부인의 시체를 가지고 사라진다. 캐롤은 그 사람이 하우스 씨라는 사실을 알고 그를 뒤쫓으려고 하고 래리는 가까스로 엘리베이터에서 빠져나오자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캐롤 "우리 결혼 생활에서 가장 흥분되는 일이지?"
래리 "너무 흥분돼. 불필요하다고."
결국 캐롤의 손에 이끌려 하우스 씨를 미행하게 되는 래리. 그곳에서 하우스 씨가 용광로에 부인의 시체를 버려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오고.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려고 하지만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하고 새벽에 약속을 잡아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면서 사건의 가닥을 잡으려 애쓴다.
마샤 폭스는 그 자리에서 부인과 닮은 여자를 떠올려 보라고 말하면서, 죽은 하우스 씨의 부인이 자신이 사망한 것으로 처리하고 호텔에서 묵으며 그녀의 행세를 한 것일 거라 말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하우스 씨가 살해한 것일 거라고. 그녀의 추리에 래리와 테드가 감탄하자 캐롤은 살짝 질투를 하게 된다. 그녀는 그 사람을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며 '맨하탄 살인사건'이라는 소설을 이야기한다. 래리는 그 책 속에 나오는 아이디어를 이용해 하우스 씨를 잡자고 말한다.
그 아이디어란 이런 것이었다. 헬렌 모스를 극작가인 테드가 유인해 특정 배역을 따내는 오디션을 보게 한 후 대사를 녹음한 목소리를 짜깁기(편집) 해서 하우스 씨를 불러내자는 것. 그 내용은 부인의 시체를 이웃집 사람들이 갖고 있고 돈을 주거나 제거해야 한다는 것으로 만약 하우스 씨가 살인을 했다고 한다면 돈을 준비해 만나러 올 것이 분명하므로 그때 전화해서 불러내어 경찰에게 잡히게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테드는 헬렌 모스를 유인해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역할을 맡는다.
캐롤은 미끼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약간은 겁을 먹지만, 기꺼이 하기로 한다. 그리고 래리는 전화를 해 하우스 씨를 불러내려고 하지만 그 전에 하우스 씨가 집에 혼자 있는 캐롤을 납치하게 된다. 납치된 부인을 구하기 위해 래리는 하우스 씨에게 연락해 부인의 시체를 가져가겠다고 말한다. 시체가 없기 때문에 인형을 구해서 가지고 가서 그를 속이려 하지만 쉽지 않고. 극장의 스크린 뒤로 숨는다. 래리는 위기에 빠지는데 갑자기 극장 여직원이 총을 들고 나타난다. 그 사이에 갇혀 있는 부인을 구하게 되는 래리. 극장 여직원은 하우스 씨를 총으로 쏴 죽이고 경찰이 와서 상황을 마무리한다.
권태로운 일상을 보내던 래리와 캐롤 부부 사이는 뜻밖에 옆집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인해 돈독해진다. 캐롤은 겁이 많다고 생각했던 남편이 생각보다 용감하다는 사실에 놀라고, 그의 숨은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남편이 자신을 많이 사랑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사건을 해결한 두 사람은 모처럼 둘만의 시간을 가지며 즐거운 데이트를 한다.
그리고 마샤 폭스에게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 했던 테드는 그녀의 추리가 맞아떨어지자 그녀와 한층 가까워진다. 그녀에게 매력을 느낀 것. 마샤 폭스는 어떻게 된 사건인지 묻는 테드에게 사건의 내용을 정리하여 들려준다.
하우스 씨에게는 두 명의 여자가 있었다. 부인이 알기도 전부터 오랫동안 내연 관계를 유지해온 극장 여직원과 그리고 새롭게 사귀게 된 모델 출신의 배우 지망생 헬렌 모스. 두 사람과 아내 몰래 내연관계를 유지하던 그의 앞에 아내의 사촌 언니가 찾아온다. 아내와 닮은 사촌 언니는 하우스 씨의 집을 방문한 날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거액의 상속녀이기도 했던 사촌 언니였기에 하우스 씨는 아내와 짜고 아내가 사망한 것으로 꾸며 거액의 유산을 빼돌릴 생각을 하게 된다. 부인은 남편의 바람대로 사촌 언니 행세를 하게 되고, 호텔에서 사촌 언니 이름으로 묵으며 며칠을 보낸다. 젊고 아름다운 외모의 애인이 있었던 하우스 씨는 아내를 살해하고 유산을 전부 가로챌 계획을 꾸민다. 그리고 그녀를 살해하고 시체를 용광로에 버려 증거인멸을 시도하려 했으나 옆집 부부의 등장으로 수포로 돌아가려 하던 중에 그를 오랫동안 흠모해왔던 극장 여직원이 그가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고 분노해 그를 총으로 쏴 죽이게 된 것이었다.
하우스 씨가 돋보기를 두고 간 캐롤을 전혀 의심하지 않은 점 등은 좀 허술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전개에 푹 빠져 봤던 것 같다. 오래간만에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다. 살인 사건을 해결하며 권태기를 맞고 있던 부부 사이가 회복된다는 것도 재미있는 설정이었던 것 같다. 삶은 비극 속에서도 희극적일 수 있음을, 그 삶의 아이러니를 절절히 느끼게 해준 영화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