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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May 29. 2017

사랑은 타이핑 중

사랑은 타이밍

로맨틱 코미디이기 때문에 영화는 전체적으로 밝고 유쾌하게 흘러가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어쩐지 눈물이 흘렀다. 내용이 슬프지도 않은데 눈물이 나와서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지만. 감동의 눈물이었던듯.  


"그냥 여자인 것도 힘든데..." 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신여성으로 불리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을 돌아가신 어머니 묘지 앞에서 털어놓던 장면

시골에서 올라온 촌뜨기 아가씨 로즈 팡필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이름이 소설적이면서도 또 우아하고 예쁘다. 로맨틱한 느낌의 이름인듯) 잡화점을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일을 돕던 로즈 팡필은 아버지가 동네 청년과 약혼할 것을 종용하자 새로운 삶을 꿈꾸며 도시로 간다. 그 당시 유행하던, 젊은 여성들의 로망인 비서가 되기 위해서~


로즈 팡필은 한 보험회사 사장의 비서로 채용이 되지만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다. 그나마 잘하는 것 같은 타이핑도 독수리 타이핑이다.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해고될 위기에 처하는 로즈는 사장이 스피드 타이핑대회에 나갈 것을 제안하자 울며겨자먹기로 이를 수락한다.

로즈 팡필은 지역 예선에서 몇 타 차이로 아쉽게 떨어지고 로즈로 인해 친구와의 내기에서 돈을 잃은 사장은 로즈를 다그친다. 감정이 상한 로즈는 짐을 꾸려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사장이 합숙을 제안하며 그녀를 붙잡는다.

그리하여 사장의 집에서 합숙을 하며 두 사람 사이에도 묘한 감정이 오고 가지만 승부욕이 강한 사장은 그녀를 타이핑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숨긴다.


사실 그에겐 과거 아픈 사랑의 상처가 있었다. 사랑하는 여자를 친구에게 빼앗긴 것. 그녀는 그의 어린시절 친구로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지만 전쟁터에 나가게 되자 그녀를 과부로 만들까 두려워 청혼도 하지 않고 그녀를 떠나 보낸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절친과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게 된다. 그녀는 아마도 피아노에 재능이 있는 여자였던 것 같은데 재능을 펼치지 못하고 전업주부로만 살아가자 그는 그런 그녀를 답답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대로도 행복하다고 말하며 그에게 로즈에 대한 감정을 조금 더 솔직하게 드러낼 것을 조언한다.


하지만 로즈가 세계 챔피언이 되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는 타자기 회사가 나타나자 그는 코치 자리를 내놓고 로즈를 떠나 보낸다. 로즈는 그와 헤어진 후 타자기 광고도 촬영하며 인기를 모으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떠난 후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깨닫게 되는 그는 스피드 타이핑 세계 대회에 그녀를 만나러 가게 되고. 그녀는 아버지가 보내준 오래된 타자기로 타이핑 세계 챔피언이 된다.


그는 로즈가 세계 챔피언이 되면 행복해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자신과 함께 하는 것을 더 큰 행복으로 여겼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다. 그녀가 자신이 기뻐할 것이라 생각해 세계 챔피언이 되려고 했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사랑은 숨김없이 진실하게 드러내는 것이고, 그럴 때 더 아름다울 수 있음을 이 영화를 보면서 새삼 깨달았다.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이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라 사랑하는 것이 아니던가? 누군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을 때, 그때 참사랑은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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