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무명 배우(이준). 삶을 정리하려고 목욕탕에 간다. 그곳에서 명품 시계를 찬 그(유해진)를 본다. 그러다 그가 목욕탕 비누를 밟고 넘어지게 되고 그의 목욕탕 사물함 열쇠가 그의 손에 들어온다.
그에게 그건 럭키였을까? 그는 단 하루만 폼나게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나자라는 마음으로 그의 목욕탕 사물함 열쇠를 자신의 것과 바꿔치기 한다.
비누를 밟고 목욕탕에서 쓰러진 그는 기억을 잃는다. 그리고 목욕탕 사물함 열쇠에서 찾아낸 단서로 자신이 배우의 길을 걷던 청년인 줄 알게 된다.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기억을 잃은 것은 불행이었을까?
졸지에 각자의 삶을 바꿔 살게 된 두 남자. 이 우연한 사고는 그들에게 행운이 된다. 비누를 밟고 넘어진 그에게도, 그리고 그의 목욕탕 열쇠를 자신의 것과 바꿔치기 한 그에게도.
새롭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고 그 기회를 자신의 의지로 붙잡는 것이 럭키였다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해준다. 행복과 불행은 어디서 어떻게 뒤집어질지 모르는 것이라서 불행으로 생각됐던 일이 행운이 되기도 하고 행운이라고 여겼던 일이 사실은 비극의 시작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이야기한다.
인생을 바꾸는 열쇠 따위는 존재하지 않지만 니체가 말한 것처럼 다시 살고자 원할 수 있도록 그렇게 살고 싶다면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는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