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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Jul 07. 2017

밤과 노래

당신의 삶을 조용히 위로하는 밤과 노래

누군가의 깊은 내면이 담겨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약간 일기를 들여다 보는 느낌마저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작가 겸 노랫말을 쓰는 작사가이기도 하다. 노랫말을 쓸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음악을 들으며 저자가 느낀 감정들이 별빛처럼 반짝이는 것 같은 책이었다. 어두운 밤 켠 불빛처럼, 어둠을 밝히는 달빛처럼 은은하게 마음에 퍼지는 위안. 그런 감동을 저자는 음악에서 느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사가 김이나는 "그녀를 통해 내가 알던 가사들의 몰랐던 모습을 만났다. 많은 사람들의 다른 밤을 아름답게 어루만질 이야기들과 함께"라는 말을 남겼다.

작사가 김이나가 추천하는 보물 같은 책이라는 글귀가 띠지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저자는 좋아하는 문장, 마음에 와서 닿는 문장을 만나면 책의 귀퉁이를 접는 습관이 있다고 이 책에서 밝히기도 했는데, 나 역시 저자처럼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는 페이지의 귀퉁이를 이 책을 읽으며 접어두었다. 그래서 귀퉁이가 접힌 페이지가 꽤 많은 책이 됐다.

언젠가 자이언티의 '꺼내 먹어요'를 들으면서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을 거야'라는 가사가 너무 마음에 와닿아서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은 그 마음은, 집이 아닌 다른 곳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것은 고향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마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음악은 그렇게 언제나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것이었다. 잠들기 전, 언니와 라디오로 유희열의 FM 음악 도시와 고스트네이션을 들으며 좋은 음악들을 만났고 우리는 밤새 음악을 들으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음악에 대해, 그 음악을 듣고 느낀 감정들에 대해. 그런 밤들이 생각나는 책이었고 또한 그리워지기도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울컥했던 문장이 있다. 누군가의 삶에 대해 생각하면서 들여다보게 됐던 문장이었는데 여기 옮겨둔다.

 한때나마 엄마처럼 살기 싫다고
했던 나를, 반성한다.  
나는 결코 엄마처럼 성실하고 착하게,
나를 버린 이들에 대한 미움을 잊고
지나간 불행에 이유를 묻지 않으며,
그렇게 절절히 아름답게 살지 못할 것이다.

세상 끝에 겨우 매달려 있을 때,
나는 엄마, 하고 운다.
내가 끝내 매달려 살아가야 할 이름이
구원처럼 그곳에 있다.
(32~33쪽, 밤과 노래_장연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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