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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Aug 20. 2017

보통의 책읽기

 누군가의 신상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

이 책은 책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독서 에세이'다. 친한 친구가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자신이 읽었던 책에 대해 곁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그런 느낌이었다. 호무라 히로시의 <뇨뇻기>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었다. 국내에 나와 있나 찾아봤는데 나오지 않은 거 같다.

뇨뇻기는 뇻기의 속편으로 이상한 것만 쓰여 있는 일기라고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그 내용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재미있었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라는 게 써 있는
일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느 날은 "구미라니 먹어 본 적이 없네,
하고 생각했다. 과자 종류 중 구미.
주물럭거린 적은 있지만."이라는 세 줄.
사건이라기보다는 상념이나 광경,
기억 같은 것이 쓰여져 있는데,
이게 엄청 재밌다. (297쪽)

이 책에 대해 소개한 부분을 읽으면서 "이 책 읽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가쿠타 미쓰요는 사실 이름만 들어봤다. 그녀의 책을 읽은 것은 그러니까 이번이 처음인데 첫 만남이 꽤 좋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많은 책이었고, 책에 관한 그녀의 이야기가 그 자체로 매우 흥미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거나, 독서가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이런 책을 시작으로 책에 관한 흥미를 높이고 재미를 붙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 본인은 아무 생각없이 한 행동이라도 그 행동의 이면에는 몇 겹으로 겹쳐진 우연이 있다. 행동으로 옮김에 따라 그 겹쳐진 우연은 필연이 된다. (255쪽)

요컨대 문학이라는 것은 섬세하든 거창하든 누군가의, 세대의, 시대의 신상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다. (301쪽)

- 보통의 책읽기/독서, 일상다반사 _ 가쿠타 미쓰요 지음, 조소형 옮김, xbooks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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