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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Oct 13. 2017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직장인들을 위한 '스트레스 해소용' 영화가 있다면 2011년에 개봉된 세스 고든 감독의 영화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 상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직장인들의 애환과 그들의 복수를 코믹하게 풀어낸 영화였다. 오랜 친구 사이인 닉, 커트, 데일에겐 한가지 고민이 있다. 그건 바로 회사에서 만나는 직장 상사. 이들의 직장 상사는 이들에게 스트레스 덩어리 그 자체이기 때문. 이들은 직장 상사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직장 상사를 살인할 계획까지 세우게 된다. 대체 어떻게 괴롭히기에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된 것일까? 이 세 친구의 직장 상사의 면면을 살펴보자.


닉 헨드릭스(이하 닉)의 직장 상사 데이브 하켄(이하 하켄)은 회사의 부사장이다. 닉을 상무로 승진시켜주겠다며 매일 야근을 시킨다. 그러더니 돌연 자기 자신을 상무로 발령한다. 황당한 닉이 따지자, '동기부여를 해서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만들었다'며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 그뿐 아니다. 아침에 스카치를 잔에 따르더니, 이제 막 출근한 닉에게 한 잔 줄까? 라고 묻는다.


닉은 '지금 8시 15분인데요?'라고 말하며 사양하지만, 부사장은 '뭐야, 아침에 술 한 잔 마시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라며 오히려 화를 낸다. 하는 수 없이 한 잔 달라고 해서 마셨는데, 아침 8시 15분에 술을 마시는 닉을 '알콜중독자'로 몰아가는 식이다. 닉의 직장 상사는 닉을 지능적으로 괴롭힌다.


커트 벅 맨(이하 커트)은 비교적 좋은 동료와 직장 상사를 만났다. 사장이 아주 좋은 사람이다. 문제는 사장의 개망나니 같은 아들이다. 사장이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죽기 전까지 커트의 직장생활은 평화롭게 흘러갔다. 그러나 사장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자 사장의 개망나니 같은 아들이 사장으로 들어온다. 사장의 아들은 늘 술에 절어 살며, 여자를 밝히고, 회사 경영에는 관심도 없다.


사장의 아들은 장애인인 직원을 해고시키라고 지시한 후, 커트가 반박하자 커트도 해고시키려고 하고. 커트는 어쩔 수 없이 장애인인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한다. 해고된 직원들에게 사장의 아들은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말하며 커트가 한 일인 것처럼 몰아가고. 사람 좋다는 평을 들었던 커트는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두 얼굴을 가진 사람으로 비난 받는다.


데일 아버스(이하 데일)는 치과에서 간호사로 일한다. 치과 원장은 여자다. 원장인 이 치과의사 줄리아는 시시때때로 데일을 성희롱한다. 데일은 성범죄 전과가 있어 어렵게 잡은 직장이라 치과를 그만둘 수도 없다. 데일에겐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있는데, 줄리아는 그녀와 헤어지라고 종용하기까지 한다. 데일의 전과를 알면서도 그를 채용한 줄리아는 데일이 더는 못 참고 나가겠다고 말하자 이를 빌미로 데일을 협박한다.  


술자리에서 서로 직장 상사 험담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던 이들은 어느날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해 직장 상사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그는 청부살인업자가 아니었던 것. 거액의 돈을 닉, 커트, 데일로부터 받아 챙긴 남자는 살인은 해줄 수 없지만, 조언은 해줄 수 있다고 말하고. 이들은 돈을 돌려줄 수 없다는 그의 말에 울며겨자먹기로 그를 자문위원으로 고용한다.


남자는 직장 상사의 약점을 알아내라고 조언하며 직장상사를 스토킹하라고 조언한다. 그런 다음 돌아가며 다른 사람의 보스를 죽이라고 말한다. 서로 다른 사람의 보스를 죽이라는 것.


이들은 서로의 직장 상사를 스토킹해주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직장 상사의 핸드폰을 훔치는 한편, 하켄이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된다. 알레르기가 있었던 하켄이 데일에 의해 갑자기 쓰러지게 된 것. 데일은 알레르기 주사를 놓아준다.


데일 때문에 하켄이 죽은줄 아는 두 친구는 도망을 간다. 이날 남편을 위해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했던 하켄의 아내는 데일이 하켄을 살려주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평소 바람둥이 미모의 부인 때문에 의처증이 있었던 하켄은 자신의 남편을 살려줘서 고맙다며 아내가 데일을 껴안는 광경을 목격하고 둘 사이를 의심하게 된다.


바람핀 흔적을 찾아 다니다가 세 친구가 흘리고 간 커트 직장 상사인 사장 아들 펠렛의 핸드폰을 줍게 된다. 하켄은 그 길로 총을 들고 펠렛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총으로 펠렛을 쏴 죽인다. 펠렛의 약점을 잡기 위해 망을 보고 있던 데일은 그 장면을 우연히 목격하게 되고. 하켄이 펠렛을 죽였다고 신고하기로 한다.  
 
그러나 과속 카메라에 걸려 경찰에 세 친구는 잡혀가게 되고. 졸지에 살인 혐의를 받게 된다. 


하켄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내려 하지만 실패하고. 해외로 도망갈 계획을 세우는 세 친구. 그러나 하켄이 이들을 죽이려고 쫓아온다. 가까스로 도망치고  차의 내비게이션에 하켄의 말이 녹음되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되고. 누명을 벗게 된다. 하켄은 펠릿을 죽인 죄로 잡혀가고.  
 
데일은 성희롱 장면을 몰래 촬영해 그것으로 줄리아를 협박한다. 


우연히 문제가 해결됐지만, 이들은 그 뒤로 행복했을까? 답은 '아니올시다'다. 닉은 더 악랄한 직장 상사를 만나게 되고. 영화는 그 지점에서 끝을 맺는다. 세상 어디에나 사이코 같은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문제가 있는 곳에서 겨우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난데없이 다른 문제를 만나게 된다.


그게 인생인 것일까? 다른 사람의 마음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그 사람을 대하는 내 마음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다. 어쩌면, 그 사람에 대한, 특정 문제에 대한 마음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문제의 해결 가능성도 열리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답을 찾는 건 그 지점부터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를 보면서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 그 자체라는 생각을 했는데 칼 포퍼도 그런 생각을 말한 적이 있구나.


보는 내내 정신 없기도 했지만, 재미있게 봤던 독특한 코미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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