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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Oct 16. 2017

솔로이스트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음악

솔로이스트는 정신분열증 때문에 줄리어드 음대에 다니다가 그만두고, 거리에서 먹고자며 두줄 밖에 없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한때는 천재라고 불렸던 이 남자의 이름은 나다니엘.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이 영화 속에서 나다니엘의 삶을 세상에 알리고, 그와 특별한 우정을 나누게 되는 남자는 LA 타임스의 기자 로페즈다.


사실 로페즈는 나다니엘이 줄리어드 음대에 다녔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좋은 칼럼 소재를 찾던 중 그에게 흥미를 갖게 된다. 그가 실제로 줄리어드 음대에 다녔고, 개인적 사정으로 졸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한 로페즈는, 그가 왜 줄리어드 음대를 그만뒀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그의 가족에게 접근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나다니엘이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의 특별한 재능을 알게 된 로페즈는 그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나다니엘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또 늘 혼자 연습하고 연주하는데 익숙해, 누군가와 함께 연주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천재라는 소리를 듣고 컸던 나다니엘은, 줄리어드 음대에 입학해 공부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정신분열증을 얻게 된다.


학업을 중단하고, 무작정 집을 나와 거리에서 생활하며 두줄짜리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하는 나다니엘의 소원은 제대로 된 악기가 있었으면 하는 것 뿐이다. 로페즈가 LA 타임스에 쓴 칼럼이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그런 나다니엘에게 자신이 쓰던 첼로를 보내주는 사람도 생기게 된다. 첼로를 주는 조건으로 로페즈는  나다니엘이 정신분열증을 치료 받게 만들려고 하지만, 나다니엘은 여전히 많은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어려워 한다.
 
나다니엘은 혼자가 편한 사람이고, 혼자 있을 때만 음악에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 불행한 음악 천재의 삶은 그래서, 고독하고 그래서 음악으로 꽉 차 있을 수 있었다.  누구도 그의 세계를, 공간을 비집고 들어갈 수 없다. 나다니엘에게 도움을 주려고 했지만, 자신을 거부하는 나다니엘의 모습을 보며 로페즈는 과거의 자기 자신을 떠올린다.


그는 성공을 쫓아 일에만 매진하느라 가족들과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대학생이 된 아들이 한명 있지만, 그는 아들 얼굴 본지도 오래됐다. 그의 행복한 가정은 1994년 노스리지 지진 참사처럼 그가 그동안 쌓아올린 것들과 비례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이후에 아내와도 이혼했다.


그의 삶은 LA에서 망가질대로 망가졌고, 그는 자신의 삶에 비참함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 이건 실제 인물인 로페즈의 삶과는 다르게 각색된 부분 같다. 현재 그는 딸과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하니까...) 지쳐있던 그의 영혼은, 나다니엘을 만나 위안을 얻고 그의 상처는 회복된다. 나다니엘 역시 스티브를 만나 정신분열증을 치료하겠다는 의지를 가질 수 있었고, 길에서 먹고 자는 삶을 벗어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처음 시작은 음악이었지만, 음악이란 지붕 아래서 두 사람이 특별한 우정을 나누고, 교감하고, 서로의 삶을 조금 더 나은 것으로 변화시키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 그 과정 속에 들어가 있는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솔로이스트를 꼭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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