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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Nov 13. 2017

그들은 대화중

남녀의 언어가 연애에 미치는 영향

베스트셀러가 된 심리학 책 중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다. 남녀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으로 그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가면 좋을지를 기술한 책이다. 이 책에서 나온 가장 유명한 이야기가 남자는 고민이 생겼을 때 '동굴'에 들어가려고 하고 여자는 '동굴에서 나오려고 한다'는 이야기였다. (읽은 지 오래돼서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주변의 조언을 듣기를 원하고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짙은 데 반해 남자는 문제가 생겼을 때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게 골자였던 것 같다.


실제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스킬은 남성보다 여성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공감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자와 남자는 언어 사용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이며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은 어휘를 구사한다고 한다. 여자는 상대방과의 관계 형성에 무게를 두고 대화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대화의 중심을 상대방에게 둔다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 여자의 언어는 관계지향적인 언어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남자는 대화의 중심에 자기 자신을 놓고 자기의 주장이나 의견을 관철시키는 데 무게를 두고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관계지향적이라기보다는 '목적지향적'이다.  그래서 남자의 언어를 '생존어'라고도 부른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남자가 대화의 테이블에 앉는다면, 여자는 상대방과 감정적 소통, 교류를 하기 위해 대화의 테이블에 앉는다. 그래서 여자들은 카페에 가서 몇 시간이고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남자는 그러지 못한다. 이는 남자와 여자의 쇼핑 패턴을 살펴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남자는 살 물건만 빨리 사고 쇼핑몰을 빠져 나오는 반면, 여자는 천천히 둘러 보며 쇼핑하는 시간 자체를 즐긴다.


목적지향적인 남자는 이런 여자를 이해하지 못한다. 사지도 않을 거면서 이 옷 입어보고, 저 옷도 입어보며 예쁘냐고 물어보는 게 성가시고 귀찮으며 이해하지 못할 일로 밖엔 여겨지지 않는다.  

여기서 싸움이 일어난다. 서로 잘 모르기 때문에. 서로의 차이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간극은 벌어지고 관계는 틀어진다.  이 영화 속에서 남녀는 뭔가 열심히 이야기를 하지만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를 한다. 서로에게 서로의 이야기는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알아들을 수가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
 
그래서 두 남녀는 대화를 하지 못하고 서로의 언어로 실컷 떠들다가 안 맞는다며 헤어진다. 그러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벌어진다. 그런데, 어차피 그런 것이다. 내 맘 같은 사람, 내 맘을 모두 알아줄 사람 따윈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렇다고 믿고 싶을 뿐인지도 모른다. 대화다운 대화를 한다면, 간격을 좁힐 수 있다. 그러면 아프게 찢어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상대방에 대해 오해하고 상처 받진 않을 것이다. 남녀 사이에서 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좋게 이어나가기 위해 지켜야 할 '최선'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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