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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Nov 28. 2017

차이나타운

인간 존재의 증명과 사랑

일영이는 태어나면서 버려져 주민등록도 되어 있지 않은 아이였기에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작은 종잇조각 하나가 우리의 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이 우습고 또 슬프기도 했지만, 그 종이 한 장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으로, 한 인생을 인정받는 게 되는 것이다.

일영이는 여자에게 필요한 존재였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영이는 여자에게 자신이 쓸모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해야 했다. 생존하기 위해서, 또 버림 받지 않기 위해서 일영이는 그녀가 시키는 짓은 무엇이든 한다.

그러다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받아들여주며 좋아해주는 남자를 보며 제대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쓸모'가 없더라도 존재 그 자체만으로 이미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일영이는 자신이 버려진 이유도 '누군가에게 자신이 필요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알게 된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소중한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음을. 그런 마음을 갖게 된 일영이가 여자는 불편하다. 하지만 그녀에게 사람답게 제대로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세상을 떠나는 것을 택한다.

그냥 일영이도 불쌍하고 일영이를 데려다가 키우면서 정을 쏟지만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여자(김혜수)도 불쌍했다.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 작품이었고, 김혜수의 악역 연기가 인상적인 영화였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재확인시켜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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