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록 생활자 Dec 01. 2017

60초 소설가

누구의 인생에나 이야기가 있다

60초 소설가는 타자기 한 대를 들고 거리로 나가 글을 쓴 남자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거리에서 만난 그들의 이야기를 그는 글로 옮겼고 그것을 60초 소설이라 이름 붙였다.

누구의 삶에나 이야기가 있다. 누구에게서나 귀 기울여 들을만한 그 사람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삶의 신비를 엿보기도 하고 뭔가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60초 소설을 통해 그가 써 내려간 것은 삶의 진짜 이야기였고, 삶 그 자체였다.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읽었던 최민석의 에세이 꽈배기의 맛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해보고 싶었던
'거리에서 원고를 쓰는 소설가의 집념'을
실천해보려 했는데, 글을 쓰다
몸이 축나는 게 어떤 건지 실감만 했다.
(최민석 에세이 _ 꽈배기의 맛 144쪽)

거리에서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작가들의 로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문장을 읽으며 댄 헐리를 떠올렸다. ​댄 헐리는 여행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옮기기도 하고, 또 고층 빌딩 위에서 타자기로 글을 써 내려가면서 종이를 빌딩 꼭대기에서 아래로 내려보내는 실험적인 일도 실행에 옮겨 성공시키기도 한다. 또 60초 소설을 쓰던 중 인생의 반려자가 될 여성을 만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가끔은 코끝이 시큰거리기도 했고, 얼마전 세상을 떠난 배우를 떠올리기도 했으며, 가끔은 깔깔깔 웃기도 했다. 댄 헐리는 60초 소설을 아름답게 쓰기도 했고 있는 그대로 옮기기도 했지만 60초 소설을 때론 공포스럽게 때론 코믹하게 쓰기도 했다. 60초 소설을 다양하게 변주해서 썼고 감자칩을 먹으며 TV만 보던 남편과 이혼한 어느 여성의 사연은 남편이 어느날 감자로 변해서 이혼한 것으로 ​글을 쓰기도 한다.

읽는 동안 즐거웠고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누구의 인생이나 모두 특별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던 시간이었다.


아이는 이야기를 갖고 있지 않다.
아이는 단지 자기 자신일 뿐이다.
아이는 어디를 가나 그 순간에 살고 있다. 내 머릿 속에 있는 이야기,
이를테면 우리가 식당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애니의 머릿속에는 없었다.
딸아이는 단지 걸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순간을 사는 것, 그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다.
(60초 소설가 29쪽)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 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