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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Dec 13. 2017

지니어스

천재 작가와 편집자의 우정

감독 마이클 그랜디지

출연 콜린 퍼스, 주드 로


영화 지니어스

그는 원고와 씨름하는 사람이다. 집에 도착해서도 그가 중절모를 벗지 못하고 소파에 기대어 앉아 원고를 읽는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많은 원고들 속에서 책으로 출판될만한 가치가 있는 글을 찾아내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그의 이름은 맥스 퍼킨스. 천재 편집자라고 불렸던 그는 토마스 울프를 만나게 된다.


토마스 울프에게 책 출판을 제안하며 선인세를 지급하는 맥스 퍼킨스

토마스 울프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글을 길게 쓴다. 그는 거절 당할 거라 생각했던 원고를 찾으러 갔다가 뜻밖에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 자리에서 선인세를 지급 받고 그는 뛸듯이 기뻐한다. 그의 이야기가 명확하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맥스 퍼킨스는 그의 이야기를 덜어낸다. 본질적으로 그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독자가 곧장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 작업은 결코 쉽지 않지만 두 사람은 힘을 합쳐 그 일을 해내고 서로를 신뢰하게 되지만 명성과 부를 얻게 된 토마스 울프는 그가 자신의 글을 덜어내려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된다. 그래서 그를 비난하며 그에게서 차갑게 등을 돌린다.


긴 시간을 들여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그를. 그는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를 떠나지만 죽을 병에 걸리게 된다. 그리고 죽기 직전 그에게 한 통의 편지를 남긴다.


작가란 이야기하는 사람이고 편집자는 이야기의 가치를 믿고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작가의 이야기가 세상에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었다. 이 영화 속에서 '아버지'라는 단어는 여러 번 반복된다.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닌 정신적으로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어떤 존재. 감독은 그런 존재로 맥스 퍼킨스를 묘사하고 싶었던 거 같다.


극 중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맥스 퍼킨스의 모습. 두 사람이 이 커다란 생선을 사이에 두고 촬영한 사진은 매우 유명하다. 실제 사진 속에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살집이 있는 모습이다.

영화 속에서 위와 같이 재현된 실제 사진 속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맥스 퍼킨스의 모습 (링크 참조) ​


이 영화는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 토마스 울프 같은 작가를 발굴한 편집자 맥스 퍼킨스와 토마스 울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원작은 맥스 퍼킨스 : 천재의 편집자라는 소설로 맥스 퍼킨스의 일대기를 다룬  A.스콧 버그의 작품이다. 실존 인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천재로 불렸던 작가와 그를 알아보고 작가로 데뷔시킨 능력있는 편집자의 우정을 그린 영화로 (중간에 약간 서로에게서 등을 돌리며 애증 관계가 되기도 하지만) 토마스 울프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그에게 남겼던 편지의 내용이 뭉클했다. 작가와 편집자라는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진실한 우정이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영화였다.


자네의 수많은 말과
그 아름다운 글 속에
살아숨쉬는 생각은 찾아볼 수도 없어.
그건 타인의 눈을 보고 공감해야
얻어지거든.
- 맥스 퍼킨스


영화 속에서 겁쟁이라 재능을 썩히고 있는 거 아니냐며 자신을 비난하는 토마스 울프에게 맥스 퍼킨스는 살아가는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말한다. 결국 말과 글이란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것이며 그것이 본질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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