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30대에게 보내는 어느 심리학자의 편지

by 기록 생활자


김광석은 서른즈음에라는 자신의 노래에서 서른을 이렇게 노래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그러면서 노래의 말미에서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로 끝을 맺는다.

김광석에게 서른은 더이상 청춘이라 이름 붙이기 어려운 나이였음에 틀림없다. 우리가 느끼기에 청춘이라는 수식은 20대에만 어울리는 것으로 느껴지지만 2013년 출범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규정한 바에 따르면 19세~39세까지의 남녀는 '청년'으로 분류된다.

사실 서른은 심리적으로 느끼기에 애매한 나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나이 든 것 같고 그렇다고 중년으로 분류하자니 너무 젊은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39세까지는 '청년'이라고 규정한 것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불혹이라는 마흔을 넘어가면 그때부터 중년의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제 막 서른살이 된 이들을 포함 폭넓게는 30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함께 이제 갓 서른살이 된 이들이 심리적으로 겪고 있는 혼돈과 심리적인 문제를 살펴보며 나름대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서른 살 안팎을 '인생에서 심리적 · 물질적 독립을 하게 되는 시기'로 정의한다. 권리보다 의무가 커지고, 꿈과 현실이 충돌하는 좌절의 시기라고도 이야기한다. 저자는 20대는 앞으로 실질적인 어른이 되기 위해 여러 가지 연습을 하는 시기이고, 서른 살은 그토록 경멸해왔던 속물의 세상에서 자리를 잡고 살기 위해 애쓰는 자신을 바라봐야 하는 실망의 시기라고 말한다.

가정을 꾸리고 부모의 품을 떠나 또다른 세계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삼포 세대가 되어버린 20대에서 30대로 막 진입한 이들에게는 이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저자는 잊지 않고 짚어 이야기하기도 한다. 미래에 대한 준비가 아직 안 되어 있는, 누군가와 함께 살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지금의 청년들에게 저자는 서른살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이야기하기도 한다.

저자는 서른살을 '젊음과 나이 듦의 장점이 서로 만나고 섞이기 시작하는 나이'로 정의하면서 서른은 인생을 호기심과 열정으로 대할 수 있으면서도 좀 더 폭넓게 인생을 수용하기 시작하는 축복받은 나이'라 이야기한다.

저자는 나이가 든다는 것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나이가 들면 뇌의 기능이 점점 발달해 통합력이 높아지는데, 통합력이 높아지게 되면 세상을 좀 더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20대 때처럼 즉흥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추진하게 되므로 실수도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서른은 어른다움을 지닌 성인이 되는 나이이며, 경험이 없어 인생을 이상적으로만 보던 20대를 뒤로하고 인간과 세상의 여러 측면을 인정하기 시작하는 나이,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진실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는 나이, 사물을 조각조각으로 보지 않고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나이이면서 동시에 젊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우리에게 젊지 않은 순간이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과거를 바라보면 어제보다는 늙었겠지만, 내일을 생각해보면 현재가 가장 젊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가버린 20대를 붙잡고 있기보다 30대가 지닐 수 있는 장점과 미덕(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음)을 생각하며 앞날을 도모한다면 못 이룰 것이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제 막 서른살이 된 이들, 30대가 읽어도 좋은 책 같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삶이 중요하고 특별한 것이라는 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35쪽)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김혜남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리모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