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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Feb 02. 2018

글을 써서 먹고산다는 것에 관하여

밥벌이로서의 글쓰기

지은이 록산 게이 외 엮은이 만줄라 마틴

옮긴이 정미화 페이지 440쪽 펴낸 곳 북라이프


글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작가'라고 부른다. 예술을 우리는 돈과 직접적으로 연결하기를 꺼린다.  그래서 글을 쓰는 작가들은 가난할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고 부분적으로 이는 사실이다. 하지만 해리포터라는 꼬마 마법사를 통해 자신의 인생에 마법이 일어나게 한 조앤 K. 롤링 같은 작가도 있다.

하지만 그녀가 글쓰기에 매달리고 있던 당시에는 그녀는 명성과 부를 거머쥔 작가가 아닌 이혼녀에 일자리도 없었지만,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싱글맘이었다. 정부에서 나오는 생활보조금으로 생활하며 그녀는 글쓰기에 매달렸다.

이 책의 표지는 제목이 '밥벌이로써의 글쓰기'로 표기되어 있지만 사실 '밥벌이로서의 글쓰기'가 바른 표기이다.

작가들에게 글쓰기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에도 먹을 것과 입을 것, 잠 잘 곳은 필요하다. 작가들에게도 생계유지는 일생일대의 과업이다.  글만 써서는 먹고살기 어렵기에 전업 작가는 흔치 않고 대부분 생계를 위한 일을 따로 하면서 남는 시간에 글을 쓴다. 드물게 글만 써서 먹고사는 사람들도 있다. 일본에 다니카와 슌타로라는 시인은 전업 시인으로 주변 문인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글만 써서 먹고살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밥벌이로서의 글쓰기가 어떤 것인지 여러 작가의 목소리를 빌려 들려준다. 작가로서 성공을 한 이후 아이를 갖기를 원했지만 덜컥 임신을 한 작가의 이야기부터, 글쓰기로 돈을 벌었지만, "나는 돈 때문에 울고 있었다. 몇 주째 돈이 없었다"라고 고백한 작가의 이야기, 찰스 디킨스가 글자 수로 원고료를 받았다는 소문에 관한 이야기까지 글쓰기와 돈을 둘러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글쓰기로 인해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생계의 어려움에 부딪히면서도 이 책에 나오는 작가들은 하나같이 글쓰기를 삶에서 내려놓지 않는다. 아니, 내려놓지 못한다. 그럴수록 더 열심히 글을 썼다. 자신의 삶에 이것밖에 남지 않은 양.


그리고 글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이 책은 크게 '희망과 절망 사이, 글쓰기와 생계 사이, 예술과 상업 사이, 다수와 소수 사이'이렇게 4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 장마다 매력적인 작가들이 등장해 작가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자신의 글쓰기와 삶에 대해 들려준다.

'와일드'라는 작품을 쓴 작가 '셰릴 스트레이드'는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제 인생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도 성공을 판단하고 정의하는 기준은 과연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느냐 하는 거예요. '내가 해야 할 일을 마무리했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했나? 최선을 다했나?' 이 질문에 그렇게 대답할 수 있다면 성공이에요. (63쪽, PART 1 희망과 절망 사이 : 배가 고파야 예술가라는 말)  

이 대답이 이 책에 나오는 작가들 모두의 대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글을 왜 쓰느냐는, 그렇게 생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글쓰기를 놓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누군가 던진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들은 마땅히 자신이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 일은 글쓰기였다. 쓰는 일이 행복하고 쓰는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며, 그로 인해 행복한 사람. 그런 사람들이 작가가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작가들이 어떻게 글쓰기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며, 또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며 살아가는지, 또 때론 그것에 실패해도 어떻게 이겨내는지 궁금하다면 한번 읽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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