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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Feb 08. 2018

매일 읽겠습니다

'다른 시선을 수집하는 독서'에 관하여

이 책에는 책을 읽는 1년 53주의 방법들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위클리 플래너가 결합된 형태로 제작된 책이다.

<매일 읽겠습니다>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책은 책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독서 에세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이 책은 위클리 플래너가 결합된 형태이기 때문에 두 가지 색상으로 출간됐다.  민트와 핑크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보라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핑크를 선택했다. (핑크색도 좋아하지만)

나의 독서 일기

사실 '책을 읽는 1년 53주의 방법들'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어서 책 내용에는 그다지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독서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독서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미 독서하는 습관이 잡혀 있거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독서법에 관한 책들이 그다지 큰 흥미를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다.


내가 이 책을 구매한 것은 책 내용이 궁금해서라기보다는 플래너 때문이었다. 사실 플래너가 따로 증정되는 형태인 줄 알았는데 결합된 형태라는 것은 책을 받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위클리 플래너와 책이 결합된 형태로 제작된 이유가 납득이 되었고 이 책이 더 좋아졌다.

이 책은 황보름이라는 작가가 자신이 사랑하는 책들에 관해, 또 독서에 관해 쓴 책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로 만들었고,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은 책에 관해 기록도 하고 느낀 점도 기록해보면서 독자도 책에 관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을 수 있다. 저자는 위클리 플래너와 자신의 이야기가 함께 담긴 책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저의 이야기는 다 했습니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쓰세요'.


이 책의 앞장에는 달력이 나오고 그 뒤에는 달마다 읽은 책을 기록할 수 있는 페이지가 나온다.

그리고 저자의 독서 에세이가 나오고 독서 일기를 쓸 수 있는 페이지가 번갈아가며 나온다. 독서 에세이를 쓸 수 있는 페이지 위에는 저자가 인상 깊게 읽은 책의 한 문장이 나오거나 독서와 책에 관한 작가들의 명언이 나온다.

이 책의 맨 뒤에는 인상 깊었던 문장을 담을 수 있는 프리 노트가 나온다.  작가는 이 책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경계 너머에 있는 사람'으로 얘기한다.


책을 읽는 사람이 영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때가 있다.
그건 그 사람이 지금 경계 너머로
나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현실적이기만 한 것이
현명한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현실에서
벗어날 필요도 있음을 인식하며
지금 다른 시선을 습득하고 있는 건지도.
(307쪽, 매일 읽겠습니다 _황보름)


책은 항상 우리를 다른 세계로 이끈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도록 해주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우연히 펼쳐 읽은 책에서 내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사람의 이야기를 접하거나 내가 하고 있는 고민에 대한 대답을 찾은 적이 있다. 또 위로를 받았던 순간들도 있었다. 신기하게도 그랬다.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오래전에 죽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독서이기도 하며 또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독서이기도 하다.


황보름 작가의 독서 에세이는 그 자체로 매력적이었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나와 독서 취향이 비슷하고 비슷한 시기에 만났던 작가도 있어서 반갑기도 했다. 또 요즘 읽은 책에 관한 목록을 수기로 작성하고 있었던 터여서 그런 이야기가 이 책에 등장해서 반갑기도 했고,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독서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덮으면서 그런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책을 좋아하게 됐다. 사실 읽은 책에 관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 책을 우연히 보게 됐고 구입하게 됐지만 다 읽고 나서 또 읽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좋아하고 아끼는 책이 됐다.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을 펴낸 '어떤 책'이라는 출판사가 궁금해서 찾아보기도 했다.  책 읽는 취미를 갖고 싶은 사람이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아하게 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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