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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Mar 02. 2018

손가락이 간질간질

눈 뜬 자들의 도시

지은이 강병융 페이지 224쪽 펴낸 곳 한겨레 출판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를 오마주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실 소설 속에 그런 부분이 언급되어 있기도 하고)

이 소설에 다른 제목을 붙인다면 ‘눈 뜬 자들의 도시’쯤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야구 선수로 투수인데 어느날 손가락이 간질 간질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가운데 손가락에 눈이 생기게 된다.

이 소설의 끝부분에는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의 가사가 나온다. 책을 다 읽고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를 오랜만에 꺼내 들었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다름’에 대해 생각했다. ‘다름’은 ‘너’와 ‘나’를 구분 짓는다. 사실 누구나 다름을 갖고 살아간다. 사람은 원래 다 다르게 생겼고 외모가 똑같이 생긴 쌍둥이조차도 다른 부분들이 있다.

그 다름이 너와 나의 차이를 드러내준다. 그래서 다름을 갖고 있는 우리 모두는 그 다름이 어떤 부분에서 드러나는 것이든 간에 다른 점을 갖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모두 ‘가장 보통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다름을 애써 이해할 필요도 다르게 바라볼 필요도 없다. 그냥 거기 있는 것을 그냥 거기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해주면 된다. 나는 이 소설을 이렇게 이해했다.

좋은 독서였다.


왜 전혀 놀라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WILL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어요. 놀라도 변하지 않는 것에는 놀랄 필요가 없다고.

세상에는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그냥 가만히 두고 보면 된다고.

- (96쪽), 손가락이 간질간질, 강병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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