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에 한글 교육을 하면 뇌가 망가진다는 신문 기사도 있고 5세에 모국어에 대한 흥미가 강해지고 이해력과 암기력이 늘어나므로 이때 시작하는 게 좋다고 하는 학자들도 있다. 실제로 내가 어렸을 때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들 중에는 5세에 한글을 뗀 친구들이 많았다. 5세에 한글을 떼면 읽기 성취도가 떨어진다고도 하는데 그 친구들은 책도 잘 읽고 쓰기도 잘했다. 아이에 따라 차이가 나므로 연령 상관없이 한글에 흥미를 보일 때 시작하는 것이 한글 교육에 적기라 생각한다.
나는 사실 어렸을 때 할머니께 한글을 가르쳐 드린 경험이 있다.
그때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가르쳐 드릴 수 있나 나름 생각을 많이 했다. 할머니께 방학을 이용해 한글을 가르쳐 드렸고 할머니는 나중에 노인 대학도 다니시면서 내게 고마워 하셨다.
여자들은 많이 배우지 못하는 시기가 있었다.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해 한글을 배우지 못하셨던 할머니. 늘 생활에 불편함이 많으셨던 할머니를 보며 내가 언젠가 가르쳐드려야지 생각했다. 그리고 방학을 이용해 가르쳐드렸다.
한글은 우리 글이므로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말과도 관련이 있으므로 유아기의 아이들에게는 한글 교육은 언어 발달도 촉진시킨다.
사실 우리나라는 한글을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다. 내가 어릴 때부터 집에서 학습지로 떼고 온 친구들이 많았다. 나역시 집에서 학습지로 떼고 학교에 들어갔다. 유치원에서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이건 요즘도 마찬가지다.
법적으로 영어 교육과 한글 교육이 금지되어 있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가르치지 못하게 되어 있다. 한글을 떼지 못하고 학교에 들어갈 경우 학습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고 자신감도 떨어질 수 있다. 한글 교육은 학습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한글을 모르면 책을 읽을 수가 없기 때문에 배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무언가를 배우고 알아가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닌가. 그런데 배운다는 것의 기쁨을 알게 될 나이에 한글을 몰라 학교가 싫어질 수 있는 것이다.
아이가 흥미를 보이기 시작한다면 5세에 시작해도 되는 것 같다. 지금 내 주변에도 5세에 한글을 뗀 아이가 있다. 물론 아이가 흥미를 보이지 않는데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건 좋지 않다.
사실 늦게 시작하면 부모가 조급해질 수 있다. 7세에 시작해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때 시작하게 되면 8세에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하므로 한글 교육은 그때까지 끝내야 하는 과제가 된다.
그래서 아이가 재미있게 배우기 보다는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과제가 되므로 부모가 주입식으로 가르치게 되고 아이가 잘 따라오지 못할 경우 답답함에 화를 내거나 혼을 내게 될 수 있다. 취학 전에 임박해서 가르치므로 부모가 심리적으로 쫓기게 되어 여유 있게 아이를 지켜볼 수 없을 것이다.
한글 교육은 언제 시작하든 아이가 흥미를 가질 때 놀이처럼 가르치면 된다. 스스로 흥미를 느껴 시작한 것이므로 배우려는 의지 또한 있다. 아이가 배우려는 욕구가 있는데 그것을 꺾는 것은 오히려 더 안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요즘 집에서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가 글자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해 가르칠 때가 왔다고 생각했고, 놀이처럼 접근해서 시작했다.
내가 어렸을 때 학습지로 한글을 배운 경험이 주입식이라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내가 가르치고 싶었다. 한글은 나도 잘 아는 것이니까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재미있는 한글 교재를 찾아 구입했다. 요즘에는 딱딱한 한글 교재보다는 놀이처럼 접근할 수 있도록 나와 있는 교재도많으므로 그런 교재를 선택하는 게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기에는 더 좋은 것 같다.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 놀이처럼 접근했다.
아이에게 장난감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일 때처럼 놀이처럼 접근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됐지만 글을 잘 읽고 한번 배운 단어는 다음에도 잘 기억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쓰는 것도 흥미를 보이고 있다. 스스로 책을 펼쳐 읽고 한글 공부 하자며 책을 들고 온다. 조금 이른가 싶었지만 아이가 흥미를 보였기에 시작했다. 아이가 먼저 하고 싶어했다. 공부에는 때가 있지만 그 때라는 건 결국 흥미가 생길 때가 아닐까?
한글 공부를 시작한 이후 표현력도 더욱 풍부해졌다. 아이가 흥미를 보인다면 언제 시작해도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