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시골의사

by 기록 생활자

카프카는 자신의 글쓰기를 '아버지와의 오랜 결별 과정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위대한 꿈의 기록(카프카의 비밀노트)'에서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프란츠 카프카는 아버지와 사이가 썩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불화는 그를 글쓰기에 더욱 매달리게 만들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가 싫어하니까 더 악착같이 썼던 것 같기도 하지만.

프란츠 카프카의 아버지는 카프카가 글을 쓰는 것을 마뜩찮게 여겼다고 한다. 카프카를 떠올릴 때마다 나는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가 떠오르기도 했다. 두 작가는 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그리고 성장 배경 같은 게 상당히 흡사한 부분이 있다.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았던 것도 그렇고(가족과의 불화) 글 쓰는 것을 마뜩찮게 여겼다는 것도 그렇고 말이다. 병에 걸려 죽은 부분까지도 비슷하다.

이 소설집에는 프란츠 카프카의 중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는데 상당히 짧은 길이의 초단편 소설도 함께 실려 있다.

인상 깊었던 작품은 역시나 '변신'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변신'은 어느날 갑자기 벌레로 변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나는 변신을 읽으면서 프란츠 카프카가 아버지와 자신의 관계를 소설 속에 그대로 옮겨다 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과를 던지는 장면은 자식에게 적대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드러내며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했던 (치워버려야 할 존재, 쓸모 없는 존재) 카프카의 모습을 드러내는 듯 해서 소설 속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은 카프카의 아버지와 카프카의 관계를 투영한 관계로 읽혔다.

변신의 주인공은 가족들을 위해 희생을 한다. 오직 가족을 위해 악착같이 일하던 그는 어느날 갑자기 벌레로 변하게 되고 서서히 가족들에게 외면을 받으며 고독 속에서 혼자 죽어간다.

어머니가 그레고르의 방을 가리키며 저기 문 닫아라, 그레테야 하고 그리하여 옆에서는 여자들이 눈물을 섞거나 아니면 눈물조차 없이 식탁을 응시하고 있는데 자기는 다시금 어둠 속에 있을 때면 그레고르는 등허리의 상처가 처음처럼 아파왔다. (59쪽, 변신 中)

자본주의에 매몰된 한 인간의 삶. 인간성을 상실해버린 삶(인간답지 못한 삶)을 살고 있던 주인공이 벌레로 변한다는 설정은 꽤나 충격적이다. 그리고 그의 가족을 위한 희생의 서사는 여동생에게로 그대로 옮겨간다.

원숭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학술원에의 보고도 인상적이었고 변신과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죄의식을 다루고 있는 작품인 '시골의사'도 감명깊게 읽었다. 몇 번이고 곱씹으며 다시 읽어야 할 작품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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