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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Jun 20. 2018

생각하기의 기술

일상에서 아이디어 줍기

‘생각하기의 기술’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어떤 테크닉이 담긴 책은 아니다. 사실 생각하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쳐줄 수 있을까?


생각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꽤 많은 의미가 담긴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보통 ‘생각’이라는 단어를 듣고 떠올리는 이 말의 의미는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일 것이다.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데 있어서는 개인의 다양한 경험이 영향을 끼친다. 경험의 깊이와 폭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서로 다른 생각들을 대화를 통해 나누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독서도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나누는 대화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가르쳐줄 수 없는 것 같다. 생각이란 그냥 올 때가 많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생각하기의 기술’이라는 제목을 달아놓긴 했지만, 예술가로 살아가면서 저자가 겪는 어려움, 또 즐거움,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 순간들이 촘촘하게 담겨 있는 책에 가깝다.


이 책은 전 세계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준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의 저자 그랜트 스나이더는 낮에는 치과 의사로 일하고 밤에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한다. 그는 이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고 한다.


아파트 생활(96쪽)을 읽으면서는 얼마전에 내가 했던 생각과 비슷해 공감이 많이 됐다. 아파트 복도 사진을 보다가 든 생각이었는데 아래와 같이 브런치에 글로 남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복도. 현관으로 들어서는 문은 같지만 자신의 현관문 위에 적힌 숫자는 모두 다르다. 그 다른 숫자만큼 다른 경험과 삶의 풍경들이 그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펼쳐지는 아파트. 그리고 서로의 곁을 스쳐지나가는 복도. 그렇게 각기 다른 삶들이 모여 있고 또한 가볍게 스쳐지나가는 복도. 타인의 삶을 스치듯 지나 자신의 삶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공간.”


아파트는 공동 주택이다. 여러 사람이 공간을 나눠서 사용하는 곳이 아파트이다. 저자는 ‘아파트 생활’이라는 글과 그림에서 아파트 생활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생각하기의 기술, <아파트 생활>
“우린 작은 공간에서 혼자 따로 살지만 연결되어 있다. 야망을 추구하고 두려움에 맞서고 소소한 변화를 준다. 탈출구를 찾고 무의미한 싸움을 하고 아름다움을 누리기도 한다. 타인들은 수수께끼로 남고 그들의 삶은 생각보다 더 독특하지만 그들의 꿈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기가 넘친다. 우리는 세상에 문을 닫을 수 없다. 우린 작은 공간에서 살고 우리의 꿈은 연결되어 있다.”(96쪽)


문 하나로 안과 밖이 나뉘며 그 속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문을 열면 나갈 수 있고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갈 수도 있다. 문 하나로 각기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살고 또한 저마다 다른 꿈을 꾸며 살지만 하나 뿐인 삶에서 저마다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같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동질감이 저 글과 그림에서 느껴져서 인상 깊었다.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가득한 책이다. 눈과 마음이 즐거워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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