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록 생활자 Sep 17. 2018

저물 듯 저물지 않는

마음에 아직 남아 있는 것

등장인물이 많아서 관계도를 그리며 읽었다.

화자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딱히 누가 주인공이라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사실 뭐 누구나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니까 소설이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등장한다고 해도 그 조연 역할의 캐릭터에게도 각자의 삶이라는 게 있는 것이고.

저물 듯 저물지 않은 때는 해질녘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옮긴이의 말을 읽어보니 거기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등장인물 중 미노루와 오타케의 나이는 쉰이다. 중년은 젊다고도 늙었다고도 할 수 없는 나이이기도 한 것 같다. 아직 저물지 않은 한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소설에는 담겨 있다. 그래서 제목을 ‘저물 듯 저물지 않는’이라고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저물 듯 저물지 않은 건 해질녘인가? 사랑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곧 해가 질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한 마음. 그런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됐다. 사랑이 끝난 후에도 남아 있는 어떤 마음 같은 것. 관계가 끝난 후에도 마음에 아직 남아 있는 감정 같은 것.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저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