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생일
밥 동냥도 마다하고
기다렸다
아침 밥상
큼직한 소고기가 들어간
엄마표 미역국 대신
시퍼런 배추 잎 몇 장
내 가슴도 푸르게 멍이 들었다
메이커 운동화를 구겨 신고
집을 나선다
갈 곳 없는 마음을 바다에 던지고
고물 자동차에 몸을 구겨넣고
집으로 돌아가니
숫자 놀이에 바쁜 엄마와
권위에만 관심 있는 아버지 뿐.
미역국과 함께
나의 생일이 사라졌다.
나의 가출만이 숨은 해프닝으로
덩그러니 남았다.
사진 출처 tvN 응답하라 1988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