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 백이 분명한 세계
그 세계에 나를 던졌다
나를 읽히지 않고 상대를 읽는 법을 배우며
들키지 않기 위해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웠다
이겨도 크게 기뻐하지 않으며
져도 크게 슬퍼하지 않는 것이
이 세계의 에티켓
그런데 너에게만은 들키고 싶다
네가 나의 마음을 읽어주었으면 한다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가 맛있었던 건
너 때문이었고
내가 웃었던 것은 이겨서가 아니라
나를 보며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네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너에게 들키고 싶다
수많은 집을 허물었다 쌓아도
너에게 둘러싸인 내 마음의 바둑판은
허물지 못한다
사진 출처 tvN 응답하라 1988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