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의미를 묻다
동명의 일본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라고 하는데 일드는 보지 못했다.
사실 읽다가 결말이 궁금해서 살짝 미리 읽고 읽었다. 두세 번 다시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눈물이 흘렀다.
‘아침이 온다’라고 하는 제목의 의미를 소설의 결말 부분에 이르러서야 알 수 있었다. 2016년에 <지금, 여기에, 빛>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도 있어서 어쩐지 그때 쓴 내용과 이 책의 내용이 맞닿아 있는 부분도 있는 거 같아 신기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그 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네가 웃고 있는 지금,
열달 동안 꿈을 꾸고
첫울음을 울고
상상 속으로만 그려봤던
너의 얼굴이
내 눈 앞에 있는 지금,
너의 작은 손이
너의 방긋 웃는 얼굴이
여기에 있는 지금,
너의 들숨과 날숨을 느끼며
너를 바라보는 이 순간
이 모든 순간의 틈새를
빛이 가득 채우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아가야,
너는 내게 빛이란다.
너는 누구보다 빛나는
사랑이란다.
네가 피어난 날
네가 꽃처럼 피어나던 날
너는 내게 빛으로 왔단다
너의 웃음은
나의 웃음이고
너의 눈물은
나의 눈물이 된단다.
아가야,
너는 내게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준 단 하나의 빛이란다.
내 뱃속에 있었던 아이가 지금 내 곁에 있는 것의 신기함, 경이로움 같은 것을 아이의 탄생 직후 많이 느꼈다. 그건 요즘도 문득 문득 신기하다. 내 뱃속에 사람이 있었다는 것도 신기한데 지금은 나와서 곁에 있으니까.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까지도 신기하게 여겨지는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아이를 가졌을 때, 또 아이를 낳고 품에 처음으로 안아 보았을 때, 집으로 데리고 올 때의 기억 같은 것들이 되살아났다.
입양 가정과 그 아이를 입양 보낸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묻고 있는 소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평범한 아이는 평범한 가정에 있다”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거 같다.
핏줄로 이어진 친부모와 말다툼 같은
대화를 하면서 가족이란 노력해서
쌓아 올리는 것임을 깨달았다.
가족은 아무리 핏줄로 이어졌다 한들
오만하게 굴어서는
쌓아 올릴 수 없는 관계다.
-아침이 온다, 140쪽 _츠지무라 미즈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