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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Dec 14. 2018

소설 보다 가을 2018

뒤돌아 본다는 것

소설 보다 봄 · 여름 2018을 읽었는데 괜찮아서 가을호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구매했다.  개인적으로는 봄 · 여름호보다 가을호가 더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최은영 작가와 정영수 작가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서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가을은 뒤돌아 보는 계절이라고도 한다. 가을호에 수록된 작품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쩐지 뒤돌아 보는 인물들 같다고 느껴졌다.

박상영 작가의 '재희'에 등장하는 여자사람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한  게이인 남자 주인공이 그랬고, (이 인물의 이름 끝자가 '영'인 걸 보면 작가의 자전적 소설 같기도 하다) 정영수 작가의 '우리들'에 등장하는 불륜 커플과 그 커플로 인해 자신의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는 남자 주인공이 그랬고, 청춘의 한 시기를 함께 건너온 대학 동기와 선배를 떠올리며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는 최은영 작가의 '몫'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이 그랬다. 여름호보다는 각각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나 인물들이 흥미로웠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깊이 있는 작품들로 가을호를 꾸린 듯해서 마음에 들었다.

'재희'에서 낙태에 대한 이야기가 다소 가볍게 다뤄지는 것은 약간 아쉬웠던 부분이지만 <소설 보다 - 가을 2018>을 통해 유머감각이 느껴지는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좋았고, 박상영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 좋았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퀴어 소설이 유독 눈에 많이 띄기도 했고, 영화화된 작품도 있었는데 (그해 여름 손님) 한국 문학에도 퀴어 소설이 많이 보였던 해인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퀴어 소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열린 관점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작품들이 많아진 것은 좋은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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