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냉증이 있다.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탓이다.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다한증까지 있어서 여름엔 손에 열이 올라 뜨거워 땀이 비오듯 나곤 했다. 다한증인줄 모르고 피부과 약을 10년 이상 먹다가 나중에 다한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심리적인 문제로 땀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다스리려 노력하자 좋아졌다.
그런 내 손을 잡아준 사람이 있었다.
여름에 열이 올라 빨개진 손바닥을 잡으려 해 내가손을 빼자 왜 그러느냐 물어서 내가 병이 있어 손에 땀이 많이 나서 그런다고 하자
“내 손은 차가우니까 괜찮아.” 라고 말했다. 차갑지 않은 그 손을 잡으며 길을 걸었다. 그 말이 고마웠다.
겨울에는 누군가와 실수로 닿으면 소스라칠 정도로 놀라는 그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손을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잡으려 하기에 잡지 못하게 했더니 손 잡는 게 싫으냐 물어서 내 손이 너무 차가워서 그런다고 말했더니
“내 손이 따뜻하니까 괜찮아”라고 말했다. 정말 따뜻한 손이었다. 코끝이 빨개진 얼굴로 웃으며 잡아준 그 손을 놓지 못해 지금까지 왔다.
수족냉증이라는 노래를 들으니 그때의 그 남자친구가 생각난다.
“그때 내 손 잡아줘서 고마웠어,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