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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Mar 10. 2020

이웃집 토토로

마음에 위로가 되는 존재의 힘

오래전에 봤던 영화인데 아이가 보고 싶다고 해서 오랜만에 같이 봤다. 본 지 오래 되어서 내용 다 잊어버렸는데 보면서 또 울었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된 입장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보니까 또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 있는 것 같다.

토토로 괴담도 있던데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고 한다. (도시괴담 같은 글이 퍼진 것이라고. 토토로가 사신이냐는 문의 전화도 많이 받았던 )  영화 속에서 토토로는 무엇이든 빨아들이는 존재로 그려지는데 아이들이 힘들  주로 나타난다.

비가 많이 내리는 , 아빠를 기다리던 아이들 옆에 나타난 토토로는 빗방울을 빨아들여 비가 그치도록 만든다.  동생을 잃어버려 찾으러 다니는 언니 옆에 나타나 고양이 버스를 불러 동생을 찾을  있도록 해준다. 토토로가 빨아들였던 것은 아이들의 슬픔 같은 것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엄마부재로 인한 결핍과 슬픔을 애써 감추며 밝고 씩씩하게 지내왔던 자매의 마음은 엄마의 병세가 악화되었다는 소식에 급격히 무너져내린다. 사랑하는 존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영화  자매의 모습에서  드러난다.

아이들이 그런 불안과 공포, 슬픔에 짓눌리지 않게 지탱해주던 것이 토토로와의 만남, 토토로의 존재로 표현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악화된줄 알았던 엄마의 병세는 가벼운 감기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토토로는 아이들의 환상이나 상상 속에 존재하는 친구였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토토로의 존재로 인해 아이들은 힘든 시간을 밝고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이 영화는 철이 일찍 들어버린 듯한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는데 (사츠키는 초등학생인데 아빠의 도시락을 챙기고 자신의 도시락까지 준비해 학교에 간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철이 더 들고 상대방을 더 배려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영화 속에서도 사츠키와 메이의 어머니가 이를 대견해하면서도 안타깝게 여기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아버지와의 대화 장면에서)

토토로는 그런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는 존재로 그려진 거 같기도 하다. 또 감독의 그런 바람이 토토로의 존재로 표현된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스틸컷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에는 대체로 시련과 고난이 와도 이를 잘 받아들이거나 잘 헤쳐나가는 용기 있고 단단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소피만 생각해봐도 이는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스틸컷

(하루아침에 할머니가 되지만 자신의 변화된 환경을 받아들이고 이에 적응하려 노력하는 씩씩하고 용기 있는 인물이었다)



아이들에게 어쩌면 전부라고 할 수도 있는 부모님의 존재. 엄마가 아파 병원에 있는 상황에서 자신도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이지만 자신보다 어린 여동생을 돌보면서 밝게 웃으며 씩씩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사츠키. 엄마가 없는 상황이 힘들지만 언니와 아빠게 의지하며 이겨내려 애쓰는 동생 메이의 모습을 보면 이 아이들에게 토토로와의 만남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 수 있다.

이 영화 속에는 시골로 이사를 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인지 이 영화가 개봉되고 난 후 일본 내에서는 숲 보전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10년의 제작 기간을 걸쳐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그 공들인 시간이 있어서인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애니메이션으로 자리하고 있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순수한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토토로. 토토로는 엄마의 부재로 인해 상처 입은 아이들의 마음에 위로를 주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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