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렸다. 낙엽 밟으며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낙엽을 밟으며 말했다.
“오늘은 비가 와서 낙엽이 젖어서 소리가 나지 않아요.”
“응. 비가 와서 그렇지. 낙엽이 바닥에 붙어서 그렇지. 젖은 낙엽 같은 건 잘 쓸리지도 않아.”
“비가 와서 낙엽이 물을 먹어서 무거워져서 그런 거예요? 젖은 솜처럼?”
“뭐, 그럴 수도 있겠지.”
무거워서 바닥에 붙어 있다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빗방울을 머금고 있으니 무겁기도 하겠지. 무거우니 움직이지 못한다. 가벼워서 바람에 잎을 떨군 나뭇잎이 낙엽이 되어 바람에 뒹굴며 발길에 채이다가 비 오는 날에는 바닥에 제 몸을 딱 붙이는 것이다. 아직은 떠날 수 없다고, 젖은 낙엽이 되어 가을을 붙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