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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Feb 08. 2022

마지막 힘을 다해

나는 그날 오전 엄마가 죽을 양껏 먹었고 여느 때보다 정신이 맑아 보인다는 말을 들은 터라 간병인이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자 간병인은 이미 복도에 나와 엄마가 들을  없는데도 소곤거리며 말했다. 원래 사람이 가는 , 저래, 죽을 때도 필요하니까  먹고  살아날 것처럼 그런단 말이야. 유안이 엄마,  지기 전에는 와요, ? 내가 보낸 사람이 열몇이야,  그래야 . _우리가 가능했던 여름, 김금희 소설집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수록작

이 문장을 읽는데 삶의 어떤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암 말기 환자로 임종을 앞둔 할머니께서 서울에 사는 남동생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남동생의 얼굴을 본 후 숨을 거두었던 일이.


할머니는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동생을 기다리셨다는 걸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동생의 얼굴을 본 직후에 숨을 거두셨다. 그 순간을 떠올리면 할머니의 지극한 손자 사랑이 떠올라 괜스레 코끝이 시큰거린다.


하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할머니께서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보고 싶은 얼굴을 보고 가셨구나 생각하면 어쩐지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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