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영화
바다로 가요. 물로 들어가요. 내려가요.
점점 내려가요. 당신은 해파리예요.
눈도 코도 없어요. 생각도 없어요.
(중국어로)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아요.
아무 감정도 없어요. 물을 밀어내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밀어내요, 나한테.
내가 다 가지고 갈게요, 당신한텐 이제
아무것도 없어요.
각본집으로 읽은 영화(?). 아직 영화로는 만나지 못했으니 읽었다고 해야겠지. 해준에 대한 서래의 진심이 담겨 있는 대사를 하나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저 대사를 고를 거 같다. 서래가 마지막에 해준에게 해준의 음성이 담긴 핸드폰을 준 것도, 끝내 ‘우리 일’을 모두 마음에 담은채 모래 구덩이를 파 바다로 들어가 버린 일도.
미결 사건이 되어서라도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은 마음, 죽음으로 그를 지키고 끝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되고 싶은 마음. 안개처럼 해준의 시야를 가리고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는 서래의 ‘헤어질 결심’까지 모두다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