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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Jul 05. 2022

너의 검은 머리 새

아이 : 아, 저기 새 있다.

나 : 어디?

아이 : (손가락으로 나무 꼭대기를 가리키며) 나무 꼭대기 위에 새 앉아 있어.

나 : 어? 정말 그렇네.

아이 : 저 새 이름이 뭐야?

나 : 글쎄. 엄마는 새 이름 잘 몰라.

아이 : 음…(잠시 생각하다가)저 새는 검은 머리 새야.

나 :  검은 머리 새?

아이 : 응. 머리가 검으니까 내가 그렇게 지었어.

 : ,  새는 아마 다른 이름이 있을 거야. 하지만  참새도 그렇고  이름도 사람이 지은 거니까.  모양이나 색깔,  색깔이나 몸의 특징을 보고. 참새도 참새가 ‘저를 참새라고 불러주세요그런  아닐 테니까. 그렇게 불러도 되겠다.



머리가 검은 새가 나무 꼭대기 위에 앉아 있었다. 며칠 전 함께 길을 걷다 그것을 발견한 아이가 새의 이름을 물어 보았고 나는 새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말해주지 못했다. 아이는 그 새의 머리가 검다며 검은 머리 새라고 이름 붙였다. 아마도 다른 이름이 있었을 것이지만, 새의 이름도 꽃의 이름도 따지고 보면 사람이 임의로 지은 것이니까. 누군가 이름을 주었고 원하든 원치 않았든 그 이름을 받아서 그렇게 불리는 것 뿐이니까.


부르고 싶은대로 불러도 좋으리라.


Photo by Peter Lewi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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