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조금 다를 뿐이에요
인간은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기 때문에 타인을 깊이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인생이란 예기치 못한 사건과 이해하기 쉽지 않은 여러 인물들을 겪으며 살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니 이러한 사건들을 맞닥뜨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우리가 언젠가는 만날지도 모를 사람들을 깊이, 그리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영하, <말하다> 중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해 다른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진심으로 다른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대하지는 못하는 거 같다.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해 때때로 쉽게 오해를 하게 되고 그 오해가 상처로 변하고 그러다가 원망하고 미워하게 된다.
왜 사람은 그것을 계속 반복하는가. 그것이 싫어서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입을 닫고 살았던 시간이 있었다. 그 침묵의 시간 동안 사람에 대해 정말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나는 누군가에게 비밀 우체통 같은 사람이 되기도 했다. 침묵의 시간 동안 나는 아무에게도 타인의 상처와 비밀을 퍼뜨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으로 보여지곤 했다.
말 한마디로 빚어지는 갈등과 괴로움, 아픔 속에서도 언제나 한결같이 존재하는 다정함이 있었다. 그 따뜻한 말과 다정함으로 관계는 끊어질 것 같다가도 다시 재빨리 이어지곤 했다. 그것을 목격하는 순간은 언제나 좋았다.
때때로 우리는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대화를 통해 이해의 시간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러니 더 자주 깊이 소통을 해야 한다. 다름을 배척하지 않고 다름을 이해하는 순간과 시간을 삶에서 더 많이 획득하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