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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잔 속의 앨리스

by 기록 생활자

앨리스는 시간이 필요했다.
시간에 쫓기던 토끼는
회중시계를 따라
앨리스의 세계로 건너왔고
꿈꿀 시간이 부족했던 앨리스는
회중시계를 들고 있는
시계토끼를 따라 낯선 시간의 문을 열었다.
딸칵,
현대인들은
아니 이 시대의 앨리스들은 잠이 부족하고
그러니 꿈꿀 시간조차 없어서
새로운 시간 속으로 눈을 뜬 채 들어간다.

커피와 함께 자신의 시간을 가진다.
리필은 늘 부족하고, 여전히 꿈꿀 시간은 없지만
자기의 시간을 커피와 맞바꾸고
새로운 시간을 가진다.

카페는 커피로 시간을 사는 곳.
현대의 앨리스들이 잠깐
꿈꾸며 쉬는 곳.

커피 한 모금에
시간 한 스푼.

오늘도
카페의 앨리스들은
시간을 마신다.

시간을 지불한 대가로
얻은 지폐로
새로운 시간을 산다.
잠깐의 자유를 산다.

시계가 되어버린 삶에서 잠시
빠져나와
진정한 나로
돌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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