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기범 Jul 10. 2019

[D+46] 파란 원피스가 어울려

여자아이=핑크라는 공식은 이제 그만ㅠ

공교롭게(?) 우리 부부는 대체로 푸른색이나 흰색, 검은색 계통을 선호함. 그래서인지 아기용품을 고를 때도 자꾸 그런 컬러를 고르게 됨. 


그런데 반대로 선물 받은 옷은 대부분 핑크 핑크. 경우에 따라서는 레이스가 달려 있거나 리본이 달려 있음. 둘 다 핑크로 된 물건이 거의 없다 보니 이 게 은근히 낯선 컬러인데, 그러던 차에 장모님께서 가져오신 원피스가 마침 파스텔 톤의 푸른색이어서, 날름 옷을 입혀 보았더니 역시나 마음에 쏙. 

대략 이런 컬러였습니다. #색칠고자

양성평등 분위기 속에 요즘은 딸에게 핑크 계열 옷을 일부러 찾아 입히지 않는 부모도 있다지만, 아무래도 대세(?)에 따를 수밖에 없으니 핑크 계열 옷이 늘어나는 건 어쩔 수가 없음. 사실 100일도 안 된 시점에 아기 옷이 핑크인지 똥색인지가 전혀 중요하지도 않고 신경 쓰이지도 않지만, 여자아이 옷에도 푸른 계열이 늘어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


사실 제일 좋은 건, 그 사람의 성별이 무엇이건 선호가 어떤 것이건 상관없이 특정 성격과 특정 컬러를 연결 짓는 것이 전혀 나쁘지 않은 세상이 되는 것. 컬러는 컬러일 뿐 그것에 어떤 가치나 비하를 담는 일이 사라졌으면. 


아기가 커서 푸른색을 좋아하든 (물론 똥색은 좀 그렇다만) 핑크색을 좋아하든 그것이 개인의 취향의 수준에서 받아들여지며 "여자애가 무슨 블루냐" "핑크를 싫어하다니 남자 아니야"라는 일방적 편견에 처하지 않길. 또 혹여나 그런 사람과 맞닥뜨리게 되더라도 우리 아이는 무심하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라고 흘릴 수 있는 씩씩하고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길.


세상이 바뀌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요즘도 쿠X에는 '컬러 랜덤 배송'이라는 아기 쪽쪽이를 구매했는데 "여자 아이라 흰색이 왔으면 했는데 블루가 와서 섭섭해요"라는 판매 후기가 심심찮게 올라옴. 그분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뭐 그냥 그렇게 여전히 파랑과 핑크의 공식은 통용되고 있다는 거.



그나저나 아기야,, 밥 달라고 우는데 이러고 있어서 미안하다.


작가의 이전글 [번외편] 우리 집 아기용 트롤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