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카츠(豚カツ)
일본에는 와콘요사이(和魂洋才, わこんようさい)라는 말이 있다. 한자 직역을 하자면 일본의 정신에 서양의 학문을 더한다라는 뜻인데 선진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면 그것을 일본스럽게 만들어서 현지와는 다른 일본화를 시키는 말이기도 하다. 요리 세계에도 일본 스타일로 만들어진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도의 커리를 변형한 카레, 프랑스의 크로켓을 변형한 고로케 그리고 영국의 커틀렛이 변형된 돈카츠가 있다. 일본은 메이지 시대(明治, 1868~1912) 이후 근대화의 바람을 타고 서양 요리도 많이 들어오게 된다. 그중 현지화가 되어 역수출하게 된 대표적인 요리가 고로케와 돈카츠인데 돈카츠는 우리나라에서는 돈가스로 바뀌어 소위 경양식 돈가스의 추억을 사람들에게 만들어 주었다.
경양식(輕洋式)은 풀이하자면 가벼운 서양식 요리를 뜻한다. 경양 식당은 그러한 요리를 파는 곳인데 돈가스, 함박스테이크, 오므라이스, 하이라이스 등을 파는 것으로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갔던 추억이 있는 가게이다. 처음에는 수프가 나와서 후추를 뿌려 먹었던 기억, 빵으로 할지 밥으로 할지 정해서 말하면 모닝빵이나 밥 한 덩이가 나오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레트로 열풍을 타고 다시금 생겨나고 있는 추세인데 돈가스는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로 지금은 고속도로 휴게소, 분식집에서도 파는 한국인의 일상 메뉴를 점령한 지 오래이다. 일본은 우리가 접하는 경양식 돈가스 말고 두툼한 고기를 튀겨내는 돈카츠인데 본래 일본도 얇게 편 고기를 팔았지만 점점 두께가 두꺼워졌다.
본래 커틀렛이라고 하면 얇은 빵가루를 입히고 지져내듯 튀기는 요리이지만 일본에서 덴푸라 기법과 혼합되어 밀가루를 입힌 고기를 달걀물을 묻히고 다시 빵가루를 입혀서 튀기는 식으로 한다. 1895년 도쿄의 렌가테이 식당에서 돼지고기를 이용해 커틀렛(카츠레츠)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돼지고기의 한자인 돈(豚)을 앞에 붙여서 돈카츠레츠가 되었고 이게 오늘날의 돈카츠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 튀긴 돈카츠의 사이드 메뉴로 얇게 썬 양배추가 일반적인데 이것도 렌가테이 식당이 원조라고 한다. 돈카츠는 일반적으로 돼지고기 안심과 등심을 사용하는데 안심은 히레카츠, 등심은 로스카츠라고 한다. 여기에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치즈를 넣은 치즈 카츠로 돈카츠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메뉴 중 하나이다. 여기에 사이드로 양배추, 된장국이 나오면 일본식 커틀렛인 돈카츠 한 상이 차려진다.
일본에서 돈카츠는 우리처럼 나이프와 포크로 잘라먹기보다는 미리 썰어서 나온다. 처음에는 서양식으로 나이프와 포크로 먹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젓가락을 사용하는 일본인들이 편하게 먹도록 잘라서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전통 있고 정통의 방식을 고수하는 곳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돈카츠의 모습이지만 대개 일본 돈카츠 가게에서는 고기를 잘라서 내놓는다. 또 변형된 형태로 가츠동(カツ丼)이라는 것이 있다. 돈카츠 덮밥인데 밥 위에 자른 돈카츠를 올리고 간장 소스로 졸인 양파와 달걀을 얹은 것으로 일본 식당에서 많이 팔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튀긴 돈카츠가 적셔지는 모양새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대신 다른 변형인 돈카츠 샌드위치(가츠샌드, カツサンド)는 의외로 맛이 좋아서 맛있게 만들어 먹었다. 식빵 사이에 돈카츠를 끼워 넣은 건데 돈카츠의 육즙으로 인해 촉촉한 식감과 소스의 맛이 어우러져서 간편하면서 든든한 식사가 되었다.
이 돈카츠와 관련된 속설이 하나 있는데 그건 카츠(カツ)가 이긴다는 뜻을 가진 일본어 카츠(勝)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중요한 시합이나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 돈카츠나 카츠동을 먹는 것이 있다. 만드는 법은 돼지고기 안심이나 등심 부위를 준비하고 두들겨 핀다. 고기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 순서대로 해서 고기에 입힌다. 그리고 튀기는데 170도의 기름에서 5분 정도 튀기면 된다. 미리 썰어서 접시에 담아도 되지만 튀긴 거 대로 해서 썰어먹는 것도 재미가 있다. 소스는 우스터소스나 시판 돈카츠 소스를 스면 된다. 남는 걸로 카츠샌드를 만들어 먹는 것도 이색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만들어 본 돈카츠>
<손이 즐거운 레시피>
(재료)
돼지고기 등심or안심, 소금, 후추, 밀가루, 달걀, 빵가루, 소스, 양배추
(순서)
1. 돼지고기를 두들겨 편다.
2. 돼지고기를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한다.
3. 밑간 한 돼지고기에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 순으로 튀김옷을 입힌다.
4. 170도 기름에 5분 정도 튀겨낸다.
5. 튀겨낸 돈카츠를 썰거나 그대로 접시에 플레이팅 한다.
6. 취향대로 소스를 뿌리거나 찍어 먹을 수 있게 소스를 따로 낸다.
7. 양배추를 채 썰고 드레싱 해서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