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을 책임지는 팔색조

팬케이크(Pan cake)

by 오스칼

나에게는 핫케이크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팬케이크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핫케이크 믹스를 반죽해서 부쳐주셨던 것이 떠오른다. 달달하고 폭신폭신한 식감에 꿀을 부어 먹었을 때 더 촉촉해지고 잔뜩 달콤함을 머금어서 입에 들어왔을 때 가득차던 풍미는 아직도 당 충천이 필요할 때 입맛을 다시게 하는 존재이다. 요즘에는 팬케이크라는 단어가 워낙 익숙하고 몇 해전에는 팬케이크 열풍이 불어서 수플레 팬케이크부터해서 온갖 팬케이크가 카페에 등장했다. 와플과 더불어서 카페에서 따뜻한 차와 먹기 좋은 디저트로 각광받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버터, 메이플 시럽과 블루베리, 딸기 등 과일을 얹어서 먹는 형태로 달콤한 디저트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팬케이크가 카페의 사이드 메뉴로 당당히 자리잡은 디저트였던 것은 아니었다.


언제부터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었을지 생각해보면 곡물을 갈아서 빵을 식사로 했던 민족에게는 오래전부터 나타나는 풍습으로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 어느 시대부터 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요리법이다. 곡물을 갈아서 물을 섞어 부치거나 우유와 달걀을 넣는 방식이 대부분이며 빵처럼 팽창시키기 위해서 이스트를 넣는 경우도 있다지만 대부분이 묽게 반죽한 것을 바로 부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먹는다. 요리법 자체가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인류 역사의 시작과 동시에 등장한 요리법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팬에 쓰이는 기름은 고기 기름을 사용해서 부쳤을 가능성이 크다. 팬케이크가 기록상 보이는 것은 크리스트교의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 날인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에서 찾을 수 있다. 사순절은 예수가 십자가 처형을 당하고 부활하기 전까지 40일에 해당되는 기간으로 대개 크리스트교인들은 금식을 하면서 경건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데 재의 수요일은 참회하는 마음을 갖고자 옷이나 머리에 재를 뿌리는 날인 것이다. 그 사순절 전에 마지막으로 집에 남아있는 것들을 식재료를 소비하고자 재의 수요일 전날은 팬케이크의 날이라고도 해서 집에서 팬케이크를 부쳐먹는 풍습이 있다. 이날에 대한 별칭으로는 '뚱뚱한 화요일'(Fat Tuesday)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묽게 만들어서 부쳐먹는 요리이다 보니 고급스러운 시작은 아니었고 유럽에서는 농민들이 먹던 요리이거나 미국에서는 서부 개척 시대에 이동하면서 먹던 요리이기도 했다.


만드는 법은 매우 간단하고 종류도 어찌보면 밀가루만 있으면 되는 최소한의 요리법이기 때문에 팬케이크 만들기는 어렵지 않다. 곱게 거른 밀가루에 물(또는 우유)과 소금, 설탕, 달걀을 넣어 반죽을 만드는데 여기에 이스트를 넣어서 발효를 하면 조금 두께감이 있게 만들 수 있다. 두껍게 부치고 싶으면 반죽으로 조금 되직하게 해서 부치고 얇게 부치고 싶으면 물로 조절해 묽게 만들면 된다. 달군 팬에 부으면 눌어 붙을 수 있기 때문에 약불로 서서히 익혀가야 한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뒤집는 것은 위에 기포가 생겨나기 시작하면 안이 익어간다는 뜻이니 기포가 몇 개 생겼을 때 뒤집으면 된다. 이렇게 간단한 요리가 카페에서 디저트 메뉴로 여러 토핑으로 올려져 나와서 애초부터 그렇게 즐기는 요리인지 착각하기 쉽지만 보다 맛있게 먹고 싶은 마음에 여러 가지 재료를 첨가하는 거지 본디 달콤한 디저트로 시작한 요리는 아니고 오히려 생존 식품에 비견된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러시아의 블린(Блин)이 있다. 블린은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물을 섞어 부쳐먹는다. 지금처럼 곱게 체로 거른 가루가 아니라 거칠게 빻은 가루로 해서 먹었던 요리로 밀가루 함유가 많아지면 더욱 부드럽고 촉촉한 블린을 만들 수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축제나 장례식에도 등장하는 국민 요리로 지금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우유, 버터를 넣어서 더욱 부드럽고 풍미를 살리는 경우도 있고 꿀을 올리거나 캐비어 같은 고급 식재료를 올려서 먹는 경우도 있다.


단순한 밀가루 반죽으로 부쳐내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을 올리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마치 하얀 캔버스지에 어떤 색과 기법을 쓰냐에 따라서 그림의 장르가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일단 밀가루, 물, 소금, 설탕 등 외에 우유와 버터를 첨가하면 더욱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고 여기에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를 섞어서 부치면 식감 있는 팬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 천연 색소를 넣어서 색을 변형할 수 있고 코코아 가루를 섞으면 초콜렛 팬케이크가 된다. 팬케이크 위에 고구마, 호박, 새우, 게살 등을 올리면 식사가 되고 아이스크림, 바나나, 딸기, 블루베리, 잼 등을 올려서 먹으면 좋은 디저트가 된다. 이렇게 다양한 색을 내는 팬케이크이기 때문에 주말 아침 여유롭게 반죽을 부치면서 위에 올려 먹을 다양한 토핑을 생각하는 재미를 맛보길 바란다.



<만들어 본 팬케이크>

허니 팬케이크
아이스크림 팬케이크
코코몽 팬케이크
허니 베리 팬케이크
오디&딸기 팬케이크
















<손이 즐거운 레시피>

(재료)

밀가루, 소금, 설탕, 우유, 버터, 달걀, 토핑(딸기, 바나나, 블루베리, 초콜렛, 꿀 등)


(순서)

1. 밀가루에 소금, 설탕, 이스트, 달걀을 섞고 우유로 점도 조절을 한다.

2. 밀가루 반죽이 자신이 원하는 점도로 되도록 젓는다.

3. 팬을 약불로 하고 밀가루 반죽을 부어 둥근 모양을 만든다.

4. 약불로 보다가 표면에 기포가 하나 둘 생겨서 여러 개 보이면 뒤집는다.

5. 뒤집을 때 한번에 뒤집지 말고 천천히 뒤집개로 밑을 열어주면서 뒤집는다.

6. 노릇하게 구워지면 그때 접시 위에 올려 놓는다.

7. 그 위에 토핑을 얹어서 자신의 취향대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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