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꼬챙이에 꿴 꼬치구이

수블라키(Souvlaki, σουβλάκι)

by 오스칼

꼬치에 이것저것을 꿰어 먹는 것은 아마 구석기시대부터 시작된 요리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불을 피우고 고기를 익혀 먹었던 화식(火食)의 시작이 그때부터이니 불 위에 나무로 고기를 꿰어서 익혀 먹었던 모습도 그때부터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원시인들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에서는 언제나 나무 꼬챙이에 꿴 고기를 익히고 있는 것이 등장한다. 그만큼 꼬치구이의 역사를 오래되어 어느 시대, 어느 문화권이나 등장하는 요리법인데 고기와 채소 등을 꿰어 먹는 것으로 유명한 것은 타타르 요리로 러시아에서 즐겨 먹는 샤슬릭, 터키의 쉬쉬 케밥과 그리스의 수블라키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한 닭꼬치, 떡꼬치가 있고 추운 겨울 포장마차 가판에서 사 먹는 어묵꼬치가 있고 명절이면 산적이 있다. 이외 동남아시아에는 사테라는 꼬치구이가 있고 일본에는 쿠시카츠, 야키토리가 있다.


그래서 그리스의 꼬치구이인 수블라키(Souvlaki)라고 해서 러시아의 샤슬릭, 터키의 쉬쉬 케밥 등과 다를 바가 없는데 수블라키는 라틴어 수블라(Souvla)에서 유래했다. 수블라는 칼, 꼬치를 의미한다. 수블라키와 다른 나라의 꼬치구이와 차이점이 있다면 차지키라는 요거트에 찍어 먹는 것이다. 그리스 요리에서 요거트는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그리스 요리가 건강식으로 알려지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유럽 국가 요리 중에서 비교적 우리에게는 덜 알려져 있지만 그리스는 요거트, 올리브, 오레가노 허브, 페타 치즈, 토마토 등을 기본으로 한 요리들이 유명하고 해산물 또한 지중해가 삼면으로 둘러 쌓여 있고 에게해를 끼고 있는 발칸 반도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지 해산물 요리도 많다. 그런데 그리스는 과거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지배를 400년 가까이 받아서 오스만의 후계자인 터키와 비슷한 요리가 정말 많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술탄 메흐메트 2세에게 정복당해 천년의 비잔틴 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고 그리스가 속한 발칸 반도는 오스만 제국의 영토가 된다. 그리고 1832년에 지난한 혁명과 독립 전쟁의 끝에 그리스는 독립하게 된다. 그래서 같은 요리인데 이름만 다른 경우도 있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게 당연했겠지만 워낙 그리스와 터키의 사이가 안 좋다 보니 원조 논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수블라키에는 차지키(Τζατζίκι)가 빠지면 안 되니 일단 차지키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어느 그리스 요리에 빠지지 않는 우리의 김치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된다. 요거트에 다진 마늘, 오이, 오레가노 허브, 올리브 오일 등을 넣고 만든 건데 맛이 알싸하면서 시큼하고 감칠맛이 돌기 때문에 밋밋한 음식 어디에도 잘 어울리는 소스가 되어 그리스 요리하면 빠지지 않는다. 다른 나라들의 꼬치구이와 차이점을 말한다면 굳이 이 차지키를 들 수 있는 정도이다. 수블라키에 쓰이는 고기는 돼지고기, 닭고기 혹은 양고기로 만든다.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이 많은 터키에서는 양고기를 주로 쓰는데 그리스에서는 이렇게 쓰이는 고기 종류를 가지고 차이점을 들기도 한다. 수블라키는 꼬치구이이기 때문에 그대로 먹어도 되고, 고대 시리아에서 유래하여 그리스의 주식 빵이라 할 수 있는 피타(πίτα)에 싸 먹으면 된다.


만드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닭고기를 좋아한다면 다리살 부위를 큐브 형태로 자르고, 돼지고기도 앞다리살이나 목살 부위를 잘라서 오레가노, 마늘, 후추, 올리브 오일 등으로 밑간을 한다. 꼬챙이에 가치, 양파, 피망을 취향대로 넣고 싶으면 채소도 역시 먹기 좋게 잘라서 고기 사이에 꽂아서 오븐에 굽는다. 180도에서 20분 정도 굽는데 오븐이 없다면 팬에 구울 수도 있지만 골고루 익히기가 힘들기 때문에 오븐에서 굽기를 권장한다. 만약 야외에서 먹는다면 그릴에 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익은 꼬치구이에 레몬즙이나 라임즙을 뿌린다. 그리고 차지키와 함께 먹거나 피타에 싸서 양파, 올리브 절임 등과 함께 먹는다. 아무래도 차지키가 있어야 수블라키가 완성된 느낌이다.



<만들어 본 수블라키>

수블라키


차지키&수블라키











<손이 즐거운 레시피>

(재료)

닭고기 다리살 또는 돼지고기 앞다리살, 오레가노, 마늘, 후추, 올리브 오일, 요거트, 오이, 가지, 피망, 양파, 레몬


(순서)

1.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큐브 형태로 자른다.

2. 큐브 형태로 썬 고기에 오레가노, 마늘, 후추, 올리브 오일 등으로 밑간을 한다.

3. 가지, 피망, 양파 등을 깨끗이 씻고 꼬챙이에 꿰기 좋게 자른다.

4. 고기와 채소를 취향대로 꼬챙이에 꿴다.

5. 180도 오븐에 20분 정도 구워준다.

6. 꼬치구이에 레몬즙을 뿌린다.

7. 차지키는 요거트에 잘게 썬 오이, 다진 마늘, 후추, 오레가노, 올리브 오일을 첨가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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