뢰스티(Rösti)
감자라고 하면 포만감에 배가 불러오고 영양도 많아 간식이나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식재료이다. 쪄먹을 수도 있고 볶거나 지지거나 튀기거나 삶아서 먹을 수 있을 만큼 요리법도 다양한 작물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감자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으로 현재 페루, 볼리비아 지역이다. 이 감자가 전 세계로 전파되게 된 것은 유럽인의 신항로 개척과 관련이 있는데 16세기 인도로 가는 새로운 항로를 찾고자 했던 유럽인들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게 되고 남미를 식민지로 삼았던 에스파냐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오게 된다. 유럽으로 들어온 감자는 처음에는 악마의 작물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왕실, 귀족들이 먹기 시작하면서 점차 사회 속으로 퍼지게 되었다. 이 감자는 아일랜드에서 구황작물로 엄청난 역할을 하였는데 밀보다 오히려 감자가 주식일 정도로 애용되었다. 이는 감자 역병으로 인한 19세기 아일랜드 대기근을 불러와서 대거 사람들이 죽거나 미국으로 이민 가는 계기가 되었지만 말이다.
스위스는 작은 국토 면적과는 다르게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유럽 교통의 요지이고 영구 중립국으로 유명한다. 1815년 빈 회의에서 스위스의 영구 중립국이 승인되었고 지금까지 중립국으로서 위치를 잃지 않고 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유럽 국가들이 가입한 EU에 선진국이자 부유한 나라인 스위스는 가입하지 않고 있고 국제연합(UN)에도 2002년에 가입했다. 그래서인지 역설적으로 스위스에는 수많은 국제기구와 회의체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수많은 외교관들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스위스는 법적으로 칸톤이라고 불리는 26개의 주가 모여 있는데 수도는 명시하지 않지만 연방의회와 행정부가 있는 베른이 실질적인 수도 역할을 하고 있다. 스위스 용병이라는 말로 표현되듯이 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징병제에 군사 훈련이 제대로 된 국가이지만 이는 중립국으로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역사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대륙의 중앙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알프스 산맥이나 쥐라 산맥 등으로 가로막혀 있어서 폐쇄적인 지형상 외부인들이 적응해서 살기에 다소 어려운 나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인종 차별 문제는 스위스가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대대로 유럽의 강대국이었던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언어, 문화적으로 나뉘어 있다. 그래서 독일어 문화권, 이탈리아어 문화권, 프랑스어 문화권, 방언인 로만슈어 문화권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요리 또한 지역색이 강해서 문화권별로 특색 있는 요리가 자리 잡고 있다. 같은 나라인데도 지역색이 이렇게 강한 것이 개성이라면 개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뢰스티는 독일어 문화권의 요리로 감자를 가지고 만든 소박함이 돋보인다. 그래서 뢰스티의 어원도 독일어 뢰스튼(rösten)에서 왔는데 뢰스튼은 굽는다(roast)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강원도가 감자 재배로 유명한 것처럼 스위스도 추운 겨울에 보관이 용이하고 탄수화물, 철분, 식이섬유, 비타민이 풍부한 감자를 많이 재배해서 먹는데 뢰스티는 만들기도 손쉽고 어떻게 보면 감자만 있으면 되는 요리라 많이 해 먹는 요리이다. 뢰스티는 본래 스위스 베른 지방에서 가정식으로 먹던 요리로 지금은 스위스의 국민 요리로 사랑받고 있다. 아침식사로 주로 먹었지만 언제든지 찾는 음식으로 스위스를 대표하는 요리로 치즈 요리인 퐁뒤, 라클레트와 더불어 유명하다.
뢰스티는 감자가 요리를 좌우하기 때문에 감자 상태가 좋아야 한다. 단단하고 잘 여물은 감자를 강판에 갈아주는데 요리하기 직전에 갈아줘야 한다. 감자는 갈변현상이 빨리 일어나서 색깔이 거뭇거뭇해지기 때문에 강판에 갈아서 바로 지지듯이 튀겨줘야 한다. 강판에 갈 때 너무 곱게 갈아도 안되고 두껍게 갈아도 안되는데 너무 곱게 갈면 감자전처럼 만들어질 수 있고 두껍게 갈면 잘 안 익을 수도 있으며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강판에 간 감자채를 소금과 후추로 간하고 널찍하게 기름을 두른 팬에 부어서 지지듯이 튀기면 된다. 이때 감자채만 넣어서 해도 되고 양파채를 섞어서 요리해도 된다. 노릇하게 지지면 뒤집어서 다시 지져주는데 이때 곁들이는 것으로 치즈, 베이컨, 소시지, 달걀 프라이 등을 많이 해서 한 끼 식사로 먹는다.
이 요리에서는 스위스가 빚어낸 독일 요리의 소박함을 만날 수 있다. 평야가 없고 산맥으로 뒤덮여 농사짓기에는 척박한 환경에서 스위스인들의 생존과 아침을 책임졌던 감자를 갈아서 만든 이 요리는 단순하면서 모습은 참으로 질박하다. 지금은 세계적인 경제 부국에 세계 온갖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정치와 회의하는 국가가 되었지만 네모난 식탁 위에 놓인 둥근 접시에 담긴 뢰스티를 입 안에 넣을 때면 고소하고 짭조름한 맛이 단순하면서 소박한 즐거움을 줄 것이다.
<만들어 본 뢰스티>
<손이 즐거운 레시피>
(재료)
감자, 소금, 후추, 치즈, 양파, 달걀 프라이
(순서)
1. 강판에 양파를 채 썬다.
2. 강판에 감자를 채 썬다.
3. 감자를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한다.
4. 기름을 두른 팬에 감자채, 양파채를 넣고 지지듯이 튀긴다.
5. 노릇하게 지져지면 뒤집어서 지진다.
6. 완성된 뢰스티를 접시에 담는다.
7. 치즈를 뿌리거나 달걀 프라이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