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보양식의 대명사

장어 덮밥(鰻丼)

by 오스칼

여름 하면 보양식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여름철 보양식으로는 삼계탕이 있다면 일본에는 장어 덮밥(우나동)이 있다. 이 장어 덮밥은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고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서 손쉽게 먹지 않는 음식이기도 하다. 나도 장어 덮밥은 일본 유학 시절에 같은 과 선배가 큰마음먹고 사준 걸 얻어먹는 것이 전부라서 가격이 꽤 나가는 보양식으로 학생 주머니 사정으로는 쉽게 먹지 못했던 음식으로 기억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 영암에서 만들어 먹던 향토음식이라고 한다.


먼저 장어 덮밥을 이야기하기 전에 덮밥(돈부리, どんぶり)에 대해 이야기하지면 사기그릇처럼 생긴 동(どん, 丼)에 하얀 쌀밥을 담고 그 위에 이름에 따라 고기, 채소, 튀김 등을 올린 것이 돈부리이다. 덮밥에 소고기를 얹으면 규동, 돼지고기를 얹으면 부타동, 튀김을 얹으면 텐동, 닭고기와 달걀을 얹으면 오야코동처럼 종류에 따라 이름이 있다. 미국의 햄버거처럼 빠르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돈부리는 간편한 식습관의 대표주자라고 말할 수 있다. 돈부리의 원조는 장어(우나기)가 원조라고 일컬어지는데, 문헌에 따르면 에도 시대 오쿠보 이마스케라는 사람이 장어를 무척 좋아해서 배달을 자주 시켜먹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가게에서는 배달원에게 따뜻한 장어와 밥을 따로 갖다 주었는데 밥 위에 장어를 얹어 주면 따로 보온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 해서 만들어진 요리가 장어 덮밥이라는 설이 있다.


장어는 일본의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기름진 장어 고기는 단백질과 오메가3 등 영양소가 매우 풍부하다. 일본에서 장마(梅雨)가 끝나는 6월 이후 더위 먹는 것을 피하기 위해 보양식인 장어를 먹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삼계탕이 보양식의 대명사로 불리는 것처럼 일본에서는 장어가 그 대명사로 우나동과 함께 장어를 꼬챙이에 꿰어 간장 소스를 발라 구워 먹는 카바야키라는 요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어는 힘을 나게 하는 음식으로 1814년 정약전이 저술한 <자산어보>에서 전하길 뱀장어를 해만리, 붕장어는 해대리라고 하고 효능을 설명하였다. 문화원형백과 '조선시대 식문화'를 참조하자면 '큰 놈은 길이가 십여 자 모양은 뱀과 같으나 짧고 거무스름하다. 대체로 물고기는 물에서 나오면 달리지 못하나 이 물고기만은 곧잘 달린다. 맛이 달콤하여 사람에게 이롭다. 오랫동안 설사를 하는 사람은 이 고기로 죽을 끓여 먹으면 이내 낫는다.'라고 되어 있다.


여름이 되기 전에 마트에서도 장어 할인 행사를 많이 한다. 민물장어는 바다 장어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바다 장어를 사용해서 덮밥을 만들어도 무방하다. 장어는 손질이 다 되어서 팔리기 때문에 집에서 뼈, 머리 등을 발라내어 손질할 필요가 없다. 손질된 장어는 생강, 소금 등으로 밑간을 해도 좋은데 그러면 잡내가 사라져 요리할 때 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장어를 팬에 구울 때에는 살부터 굽는 것이 좋다. 껍질부터 구우면 장어가 오그라들어서 살을 구울 때 골고루 익히기가 쉽지 않다. 구우면서 만들어 놓은 소스를 발라가며 익혀야 맛이 더하는데, 그러기 쉽지 않다면 굽고 나서 장어 양념을 부운 다음 졸여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양념구이는 자칫 양념 소스가 탈 수 있으니 섬세하게 구워내야 한다. 생강은 장어를 먹을 때 양념 맛을 잡아주고 장어와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기에 곁들이면 매우 좋다. 마늘과도 잘 어울리니 구운 마늘이나 마늘장아찌와 함께 해도 좋은 음식이다.


그릇에 밥을 담고 양념을 뿌려준 다음 구워진 장어를 올리고 다시 남은 양념을 부어주었다. 그리고 그 위에 생강을 더해 맛을 잡았다. 덮밥만 먹기에는 뭔가 부족한 듯싶어 이왕에 보양식으로 만들었기에 손질해 놓은 전복으로 미역국을 끓어내어 함께 먹으니 보양식 한 상이 완성되어 깨끗하게 그릇이 비워졌을 때에는 피곤이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만들어 본 장어 덮밥>

간장구이 장어 덮밥





간장구이 장어 덮밥


소금구이 장어 덮밥
간장구이 장어 덮밥



간장구이 장어 덮밥
















<손이 즐거운 레시피>

(재료)

장어(민물 또는 바다), 흰쌀밥, 생강, 장어 양념(간장, 설탕, 올리고당, 청주)


(순서)

1. 뼈가 제거되고 살만 포 뜬 장어를 흐르는 물에 씻는다.

2. 팬에 살부터 구운 후 껍질을 뒤집어 굽는다.

3. 냄비에 간장, 설탕, 청주 등을 넣고 끓여낸다.

4. 생강은 가늘게 채 썬 후에 물기를 뺀다.

5. 팬에 장어와 양념을 함께 넣고 졸인다.

6. 양념이 장어에 베어 들어가면 불을 끈다.

7. 그릇에 밥을 담고 장어 양념을 살짝 뿌린다.

8. 밥 위에 장어구이를 올린다.

9. 장어구이 위에 남은 양념을 바른다.

10. 생강이나 곁들일 채소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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