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은 터지지 않게 꼭꼭 묻어버려요.
육아로 인한 부부 간의 갈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아내를 건드려도 터지고,
남편을 건드려도 터집니다.
자신이 중심인 삶을
대략 30여년 간 살아오다,
성인도 아닌 아주 작은 아가를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하다 보니,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베프끼리 해외여행을 가도
대판 싸우고 오는데,
하물며 자신의 모든 것을 서로 양보하며
아이를 키워야 하는데
대대대판 싸울 수 밖에 없습니다.
정말 별 일 아닌데도,
말이 한마디씩 오가다 보면 크게 확산됩니다.
나중에는 겉 잡을 수 없이 커지며,
이제 무엇이 싸움의 원인인지는
기억도 나지 않고,
그저 서로의 싸울 때 싫어하는 모습이
다시 나오는 것에 분노할 뿐이었습니다.
시작은 다양하나
결국 싸움의 모습은 비슷하게 끝이 납니다.
서로 그렇게 싸움이 커지길 원하지 않지만,
한마디씩만 보탠 것이 일이 커져버리면
그 때부터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는 가깝게 지내는 목사님께서 해주신
싸움의 조언을 이 부부에게도 해주었습니다.
“우리도 언제나 같은 모습이며,
되도록 싸우게 된 원인만 가지고 얘기하려고 하나,
그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그냥 묻어야합니다.
무조건 묻어야합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많은 다툼을 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미운 감정이 깊이 박혀있습니다.
평상시에 말을 안하는 것일 뿐,
마음 속에 상대방의 미운 모습이
언제나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싸우고 지난 이야기지만
다시 그 주제가 나오면 똑같이 싸우게 됩니다.
해결이 되었기 때문에 지나간 것이 아니라
그 때도 그냥 넘어간 문제가 상당합니다.
서로 그런 민감한 주제가 있습니다.
지금 비록 상대방이 야근 때문에
늦게 들어온 것으로 말다툼이 시작되었지만
문제는 과거에 유사한 일들이 있었고,
상대방의 반응이 비슷하게 나올 것을 우려하여,
조금만 비슷한 행동과 말이 나와도
견딜 수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는 묻어야합니다.
지금 살아가는 모습이 만족스럽고,
좋은 시기가 계속되기를 바란다면,
과거의 상대방의 행동을 완전히 묻어버리지 않으면,
자주 쓰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어휴, 또 시작이네. 또 저러네".
‘또’라는 말이 나오지 않고,
당신의 지금 그 행동과 말투가
잘 못되었다는 것만 가지고
대화를 나눈다면
그렇게 커지지 않을 다툼입니다.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과거의 상대방의 모습과 행동,
말을 다 묻어버려야합니다.
그저 따지지 않고 물어보지도 않고,
저 깊은 곳에 묻어버리지 않으면
분노를 누르고 있던 마음 속의 화가
결국 나오게 됩니다.
참을 만큼 참은게 터져서
속이 시원하면 다행이지만,
불행히도 ‘상대방의 분노도 터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참을 필요가 없습니다.
참는 것이 아니고,
완전히 묻어서 없애버려야 합니다.
적립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어차피 상대방이 바뀌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많이 다퉈오면서 정말 많이 바뀌었으나,
그와 유사한 작은 모습만 나와도
과거와 동일시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아직도 잘못된 사고 방식을 가진 엄마,
아빠들도 많습니다.
제 지인의 남편은 제 때 밥 먹는걸 너무 중시해서,
밥을 시간 맞춰 차려주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고 합니다.
너무 착한 남편인데,
밥 차리는 것에만 그렇게 예민하다고 합니다.
밥 시간이 중요하면,
본인이 차려 먹으면 되는 것을,
꼭 아내가 차려줘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정상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이 분이 어떠한 사연이 있어
밥을 제 때 먹는 것에 예민하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부부가 맞춰간다는 의미는,
내가 생각하는 최후의 마지막 자존심이나
지켜야할 선까지 결국은 내려놔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선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부부가, 나아가 부모가 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극단적인 사고 방식의 부부가 아니라면,
과거의 다툼을 묻어 두고 가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부부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제 아내이고,
제 아이들의 엄마입니다.
또, 제 남편이고,
제 아이들의 아빠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최소 50년은 더 같이 살아야합니다.
서로의 미운 점은 아무런 조건 없이 묻어 두고,
나와 함께 살며 변해가는 모습에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만 안고 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