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계획'은 이렇게
제일 먼저 할 일은 ‘아이와 함께 숙제 확인’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부모 본인이 귀찮아서인지, 바빠서인지, 아님 아이의 의지와 실행력을 ‘지켜보려’는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며칠이 지나서, 그것도 숙제 제출일 직전에야 확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십중팔구 아이가 제때 알아서 숙제 확인을 할 리는 없다.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라도 숙제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을 것이다. 숙제 계획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숙제가 나온 당일에 숙제 확인’에 들어가야 한다. 그게 일 처리의 기본이며, 숙제할 시간을 하루라도 더 버는 방법이다.
숙제의 주 목표는 당연히 ‘기한 내에 끝내는 것’이지만, ‘질적인 수준에 도달하기’를 추가 목표로 설정하면 능력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정답률 80%라든가, 과제 테스트 80점 받기 같은 성과 목표 말이다.
아이들과 숙제 계획을 할 때는 ③번이 특히 중요하다. 아이의 주도성과 자신 및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능력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생각부터 먼저 말해보게 하자. 물론 부모의 맘에는 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이가 목표치를 터무니없이 낮게 잡는다고 해서 혼부터 내지 말고(표정과 대화 톤을 유지하는 게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목표 달성이 얼마나 어려워지는지 객관적으로 보여주자. 그리고 다시 아이의 의견을 묻는 게 좋다. 이걸 몇 번이나 반복해야 할 것이다. 핵심은 아이가 객관적으로 상황을 인식해 스스로 어떻게 해나갈지를 결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아이가 터무니없이 목표를 높게 잡는 경우도 많다. 전형적인 자신감 과잉형인데, 이때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비아냥대거나 좋아라 하지 말고 아이 능력 수준을 객관적으로 말해주는 게 좋다. 무조건 무시하든, 칭찬하고 바람을 넣든, 둘 다 절대 교육적이지도 않고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패널티다. 많은 부모들이 ‘채찍과 당근’을 사용하려고 한다. ‘채찍과 당근’이 사실상 상대를 구슬리거나 길들이려는 수단임을 깨닫지 못한 채 말이다. 아이들이 주도적인 인격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제발 길들이고 조종하려 들지 말자. 여기서 패널티의 의미는 아이들을 겁줘서 조종하려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과 약속을 하고 책임지는 경험을 주기 위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스스로 어떤 패널티를 부과할지 말해보게 하자. 언제나 그렇듯 부모 마음에 전혀 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절대로 부모가 패널티를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패널티의 종류는 부모가 결정해도 좋다. 이왕이면 숙제와 관련 있는 것으로 하자. 예를 들어, 숙제로 한 수학 문제 풀이과정 N번 쓰기, 숙제로 외운 영어 단어, 혹은 읽은 지문 N번 쓰기 같이 말이다. 대신 패널티의 수준은 아이와 상의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자. 다시 말하지만 절대로 겁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리고 실패할 경우 패널티는 반드시 실행되어야 한다. 물론 보상은 일절 없다. 성공 자체가 보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칭찬은 해주자. 특히 ‘과거보다 발전했다는 칭찬’은 정말 큰 격려가 된다.
계획의 성패는 실행 가능성에 달렸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계획을 하는 것이다. 실행력을 높여주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가족 모두가 알고 신경 써주는 것이다. 엄마와 아이 둘만이 아니라, 당연히 아빠도 관심을 갖고 신경 써줘야 한다. 가족 모두가 볼 수 있게 크게 써 붙여 공식적인 일로 만드는 것도 요령이다. 만약 선생님과 소통해서 추가 목표와 패널티를 공유한다면 그 실행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