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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를 안 하는 많은 아이들이 처음부터 숙제를 안 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 아이들이 숙제를 했던 날들을 기억해 보라. 처음에는 학부모가 함께 했다. 아이들도 선생님과 부모의 기대와 관심에 부응하려고 힘껏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러나 곧 너무 어렵거나 쉬운 숙제, 반복적인 숙제, 많은 양의 숙제를, 알아서, 혼자 할 것을 요구 받게 된다. 힘들고, 하기 싫고, 도망치고 싶어진다. 그럴수록 부모와 교사의 압박은 커지고, 아이들은 수동적이 되어 간다. 이렇게 그들은 숙제를 안 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그들 마음 속에는 강제된 고통에 대한 두려움, 분노, 본인의 것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 능력 부족에 대한 자괴감 등이 고루고루 내재돼 있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진정한 숙제의 의미는 미래에 해 나갈 공부나 일을 수행하기 위한 훈련이다. 장차 자기가 원하는 분야에서, 스스로 만족하면서도 남들과 겨룰만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숙제를 수행하는 법을 배우고 익히면서, 능력과 지식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 ‘숙제 안 하는 아이’를 혼내고 닦달하면서, 사실상 방치하고 조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 볼 일이다.
현재 문제는 아이가 숙제를 안 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원인을 분석하지 못하고,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고, 함께 하고 있지 않는 교사와 학부모들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