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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lsavina Sep 06. 2023

64. 소설가의 헛소리 4

칼마녀의 테마에세이

#헛소리가직업병 #헛소리가직업 #그것이소설가니까 #감안하고읽어주세요


만약 그들이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을 끌고 가서 “여기서 개처럼 기고 짖으면 목숨은 살려줄게”라고 말한다면, 살기 위해서 애들을 살리기 위해서 개처럼 기고 짖겠지?


그러면 그들은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을 살려주는 게 아니라 구경 잘했다 하고는 아이들을 죽이는 거야. 우리가 보는 앞에서.

나는 자식이 없으니까 그렇게 개죽음을 당해도 된다고 말한다면 생각해 봐 자신이 혼자 힘으로 태어난 사람인지.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딸로 태어났지. 그런 식으로 죽어도 되는 사람은 아니지.


순국선열들이 나라를 지키려고 싸운 이유가 그거야.

강대국에 빌붙어 잘 먹고 잘살 줄 몰라서가 아니야.


그들이 우리나 우리의 아이들을 끌고가게 내버려두지 마.

선량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에 침묵을 보태지 마.

누군가의 목소리에 편승해 침묵을 지키고 싶다면, 잊지 마. 당장 기회주의적으로 굴면 당장의 일신은 편하겠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어. 댓가를 치르게 돼.


어쩌면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한 덕에, 미처 깨우치지 못했던 깨달음을 얻었는지도 몰라. 어쩌면 신의 뜻일지도 몰라. 우리가 반대한다고 막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했어. 다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 말 못한 그 비겁함에 대해 묻고 싶은 거야. 미국과 일본이 그렇게 무서웠는지. 중국보다도 러시아보다 북한보다 미국과 일본이.


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니 함부로 말은 못하지만, 최소한 틀린 말은 안했다.

피폭에 관해서는: 아직 오염수가 여기까지 도착하려면 멀었는데 무슨 피폭이냐고 물으면,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미국까지 가서 희석되는 경로를 따르지 않는 일부 고농축 오염수는 열흘 정도면 충분히 제주 앞바다로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딱 열흘 지난 시점에서 광어 도다리를 먹었는데, 걔들이 제주 먼바다 어딘가에서 오염수 만나서 움찔하다가 재수없게 잡혀서 항공직송 내 앞까지 온 애들이 아니라는 보장이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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