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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lsavina Sep 26. 2023

68. 고통없는 사회

칼마녀의 테마에세이

한병철 <고통 없는 사회>

#한병철_고통없는사회 #한병철 #고통없는사회


처음에는 당연히 서사의 위기를 먼저 읽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책을 찾다가 우연히 이걸 보고 바로 결제했다.

제목 때문에.


논지는 명확하고 뚜렷하지만 어째 쉽지가 않다. 이 분의 미덕은 장황하고 현란한 문장을 쓰는 대신 곧장 핵심을 파고들며 가장 빠른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비유법을 구사하는 건데, 이 스타일이 사실 웬만큼 브레인이 되는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도 힘들겠지만 이해히면서 총체적인 논지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가 않겠다. 요약하지면 상당 부분은 직관과 통찰이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이분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마 이런 부분에서 싫어할 거라 생각하는데, 문장을 곧이곧대로 파악하다 보면 다소 극단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체 흐름을 짚으며 가다 보면 방향은 나온다.


요컨대 여기서 말하는 고통은 육체의 고통,이 아니고 그걸 포함해서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어쩔 수 없는 고통을 말하는 거다. 사실 자본주의의 착취에 찌든 사람들이 ”피곤하게 고통을 사서까지 누려야“하는 거냐고 묻고 싶기도 하겠지만. 사실 다들 그렇게 바보가 아니라서, 그런 트랜드가 사회적인 문제를 개인적인 차원으로 치부하기 위한 술책 중 하나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다. 무슨 트렌드? ”고통을 거부하고 힐링만 추구하는 트렌드“


여튼 쉬운 듯 어렵다.

사실 대안도 없어 보인다.

딱 오염수 방류 전까지가, 선함의 미덕 혹은 가치가 유효하던 시점이지 싶다. 바른 말 아무리 열심히 해 봐도 소귀에 경읽기겠지만. 그거와는 별도로 추천을 못하는 이유는 이 내용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내용이기 때문이다. 폭력과 가난과 소외와 고독을 크게 겪어 본 적이 없는, 그러나 머리만 좋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할 수 없다. 분명히 경고했지만 이 책은 문해력보다는 직관을 더 필요로 하는 책이다. 그래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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