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너의 외로움

Kalsavina의 인형이야기

by Kalsavina

이른 폭염이 찾아온 5월 초순, 어쩌다 보니 모처럼 시얼샤를 데리고 스타벅스에 앉아 있었다. 어느 순간, 탁자 위에 덩그러니 홀로 앉아 있는 그녀가 외로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외로움, 그 중에서도 나의 외로움에 대해서만 토로할 줄 알았지 인형의 외로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내가 아닌 너의 외로움을 . 내가 채워줄 수 없는 그 텅 빈 네 안의 공간을 가슴 속으로 떠올려 본 적이 없다.

이 순간, 내가 채워주지 못하는 모든 타인의 외로움을 향해 깊이 미안해하며 사과하고 싶어진다. 너의 외로움을 헤아리지 못해 미안하다고.

이 순간만큼은, 이 글을 통해 나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있을 너를 내가 사랑하고 있을 거라고.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외로워하지 말라고.

보기 드물게 먼 이국의 대도시를 떠올리게 하는 사거리에서, 통유리 너머의 세상을 응시하는 시얼샤의 외로움은 오늘, '나'의 외로움이 아닌 '너'의 외로움이 되어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외로움을 달래는 건 내 몫이다. 이유는 단 하나, 내가 너의 외로움을 알아차린 유일한 사람이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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