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의 폭주
38. 유수연
역시 예상대로였다.
거의 실신하듯이 잠든 세복이의 상의를 벗겨 팔을 살펴보니, 이미 팔에 선명한 주사자국이 수도 없이 나 있었다.
지난 20여일 동안, 세복이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밤마다 집을 빠져나와 아키의 집으로 향한 결과가 이거다.
그 주사 자국이, 나로 하여금, 그때까지 기억나지 않았던 아키의 본명을 기억해내도록 했다.
-김재경이에요. 다들 아키라고 부르죠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이 분명해졌다.
머리가 맑아져 왔다.
이제 나는, 비로소, 내 앞에 펼쳐질 완벽한 자유를 보고 있었다.
나의 완벽한 자유.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