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
25. 유수연
정말로 지연이가 돌아왔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싫었다.
그 애가 아키를 죽인 나를 얼마나 원망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가슴을 쥐어뜯었다. 도무지 만날 자신이 없었다.
그 아이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 아이에게, 내가 해 주어야 할 그 모든 이야기들을 들려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 생각에 골몰하느라, 세복이가 나를 끌고 어디로 향하는지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문이 딸그락 잠기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주위가 무섭게 고요했다.
다만, 창문 밖에서 비춰져 오는 환한 네온사인의 불빛 덕에, 그 어둠 속에서도 나를 노려보는 세복이의 얼굴만은 똑똑히 보였다.
늘 하던 대로, 그 애는 벽에 나를 밀어붙였다. 아주 천천히.
"너, 왜 그랬어."
낮고 거친 목소리, 한때 내가 죽어도 잃을 수 없었던, 그리고 지금도 어쩌면 죽어도 잃을 수 없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어둠 속에서 나지막하게 내게 속삭였다. 나를 섬뜩하게 하는 분노를 담고.
"뭘 말이야?"
"어떻게, 그 개자식한테 널 죽여달라는 말이 그렇게 쉽게 나와?"
맙소사.
어떻게 세복이가 그걸 알아냈단 말인가.
내가 그애를 두고 죽으려고 했던 걸, 그 애가 어떻게 알아냈단 말인가.
"누가 네 맘대로 날 내버려두고 죽으라고 했냐고."
어둠 속에서 세복이는 내 어깨를 으스러져라 움켜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