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
55. 박영민
차진호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죽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나는 한발 늦고 말았다.
내가 도착했을 때, 수연은 선 채로 세복이의 품에 안겨 있었다. 처음에는 실신했나 싶었지만, 실신한 것은 아니었다. 나를 본 세복이 녀석은 권총을 내밀었다.
나의 루거 권총이었다.
"뭐야? 이게 왜 여기 있어?"
그 총은 장형사가 2년 전에 경찰서로 가져간 후로는 당연히 돌려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총이었다. 세복이가 피식 웃었다.
"차진호가, 장형사님을 협박한 거겠지. "
그러자 세복이에게 안겨 있던 수연이 세복이를 안았던 팔을 풀고 내게로 돌아섰다.
"장형사님 딸을 빌미로 장형사님을 협박해서 가져온 거야. 내게 주면서, 그걸로 자기를 쏴 달라고 했어. 자기 품에 자살한다는 유서가 있으니 걱정 말라면서."
수연으로 오인받아 끌려갔던 영의 말을 듣고, 차진호가 사실은 아키의 외삼촌 김현섭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차진호는? 아니지, 김현섭은?"
세복이는 말없이 쓰러진 김현섭을 가리켜 보였다. 김현섭의 뒷목덜미에 꽂힌 맘바의 손잡이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약간 골치 아프게 되긴 했지만, 처리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적어도 내 권총을 쓴 것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