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꿈속의 꽃집

Kalsavina의 인형이야기

by Kalsavina

소설 <와플>을 쓰면서 자료를 뒤지던 중 일본 도쿄의 오모테산도 역에 있는 아오야마 플라워마켓을 알게 되었다. 비록 사진으로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 아름다움과 아기자기함에 감탄하며 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내가 사는 마을 근처에 무척 우아하고 화려한 플라워카페가 문을 열었다. 몇 번이나 그 앞을 지나치며 망설였지만, 어쩐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장소라는 생각에 몇 번이나 망설이다 그냥 지나쳤던 것 같다.

하지만.

나와는 어울리지 않아도 링메와는 어울리는 장소라고 생각한 나는 링메를 데리고 결국 카페 데 플뢰르를 찾았다.

링메의 사진을 찍는 동안 내내 꿈 속을 거니는 기분이었다. 실제로 꽃집이 많은 거리를 돌아다니는 꿈을 꾼 기억이 있다. 그때의 그 몽롱하고 달콤 쌉싸름한 기분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공간이었다.

이번에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유럽에서 찍은 사진 같다.

하지만, 역시 나와 어울리는 장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링메를 데려오지 않았다면, 허망한 눈요기나 하다가 쓸쓸하게 되돌아섰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사진 속에서 링메는 이 공간에 꼭 어울리는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끔 마음이 무겁고 울적할 때면, 이 아름다운 플라워 카페에서 찍은 링메의 사진을 꺼내 오랫동안 들여다본다. 흑백의 톤으로 뒤덮인 마음이 차츰차츰 밝아지면서 화사해지는 것을 느낀다. 가끔 나 자신에게 내재된 애착이 삐뚤어지고 허영심에 차 있다고 느낄 때, 이제 그만 인형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링메의 맑은 눈과 그 눈을 꼭 닮은 가련하고 아기자기한 꽃들은 차가워진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결국 인형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