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savina의 인형이야기
인형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한 이래, 어쩌면 정말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려 온 것 같다. 드디어 유즈를 소개하게 되었다. 처음 내게 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유즈는 그 어떤 아이와도 비교할 수 없이 남다르게 독특한 매력을 자랑하는 녀석이다.
원래는 더 일찍 소개해야 할 예정이었으나 어쩌다 보니 꽤 늦어지게 되었다.
처음에 중고장터에서 유즈를 보고도 몇 달을 차일피일 흘려보냈던 것 같다. 그러는 동안 사겠다는 사람들의 댓글이 연이어 올라오기에 당연히 팔렸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판매완료 표시가 뜨지 않는 것이 이상해서 조심스레 의뢰해 보니, 뜻밖에도 팔리지 않고 있었다. 때마침 모모꼬에 막 매료되기 시작했던 나는 망설이지 않고 내가 데려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내게 도착한 유즈를 처음으로 찍은 사진이 바로 위 사진이다.
모모꼬 특유의 순한 인상과는 달리 리페인팅을 한 모모꼬 유즈는 꽤나 성깔있는 인상이다. 하지만 이 아이를 들이고 나서야 나는 왜 사람들이 모모꼬에 열광하는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작고 가냘픈 몸매에 얼굴은 바비 같은 화려한 몰드와 대조적으로 대체로 튀지 않는 밋밋한 몰드이다. 구부러지는 관절바디는 가동성이 꽤 좋은 편이지만, 아주 튼튼하지는 않아서 좀 조심해야 한다.
어떤 옷을 입어도 아기자기한 매력을 연출해내고, 어떤 공간에 두어도 그 공간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모모꼬의 매력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진을 찍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몸집이 작아 어디든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을 수 있었기에, 나는 열심히 유즈를 데리고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심지어는 기차에서까지도 말이다.
유즈라는 이름을 짓기 위해, 아마 떠올린 이름이 수십 가지는 족히 넘지 싶다. 결국 나는 내가 좋아하는 여류 작가의 소설에서 언뜻 스쳐지나가듯 본 이름을 붙여 주었다. 썩 어울린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일단 떠올리고 나니 도통 다른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주 참하게 예쁜 몰드는 아니지만, 발랄하고, 유쾌하고, 매력적이며, 다소 도발적인 그녀의 매력에서 나는 지금도 도통 헤어나오기 힘들다. 그녀가 들어온 이래 나의 단조롭고 우울한 일상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모모꼬가 연출하는 아기자기한 느낌과 조금은 코믹한 톤의 분위기가 형성하는 경쾌한 리듬을 음악으로 표현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매번 유즈를 볼 때마다 생각한다. 네가 내게 온 것은 행운이었다고.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기를.